거제 지역 부동산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금리 상승, 겨울 비수기, 신규 공급 물량 누적 등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관망세가 계속되면서 가격 내림세가 장기화하고 있다. 주택과 토지 거래량도 한꺼번에 떨어지는 등 새해 들어서도 시장의 냉기가 여전하다.

거제시는 올해 1월 기준 주택 매매·전세 가격 등을 포함한 지역 부동산시장 동향 자료를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시가 월간 부동산 통계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매월 관련 정보를 수집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를 보면 지역의 1월 주택종합(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아파트 합산, 이하 주택) 매매 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월(2016년 12월)과 비교해 0.96%,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3% 각각 떨어졌다. 전월(주택 2.17%↓·아파트 2.77%↓)보다 하락 폭은 줄었으나, 경남 평균(주택 0.06%↓)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조선업 불황과 맞물린 가격 내림세가 눈에 띈다. 실제로 지역의 주택 매매가는 지난 2015년 11월(0.05%↓) 하락세로 돌아선 뒤 올해 1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매매가는 상황이 더 안 좋다. 2015년 3월(0.27%↓)부터 근 2년째 줄곧 하락세다.

▲ 거제 지역 주택ㆍ아파트 전세가 지수 변동 추이

주택 전셋값도 떨어졌다. 지난달 주택 전세가는 전월보다 1.01%, 아파트 전세가는 1.25%씩 하락했다. 매매 가격이 내려간 데다 계절적 요인(겨울 비수기)과 신규 입주 부담, 경기 부진 등이 겹치며 전월(주택 0.80%↓·아파트 1.10%↓)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전셋값 하락도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장기화하는 추세다. 지역의 주택·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5월부터 9개월째 동반 내림세다. 앞서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그 이후에는 줄곧 하락세를 보인다.

주택·토지 거래량은 매매·전세가 하락 폭보다 더 컸다. 지난 1월 주택 매매는 230호(戶)로 전월보다 33.1%, 아파트 매매는 175호로 39.9% 하락했다. 같은 시기 토지 매매(순수한 토지 거래량)는 281필지로 전월 대비 35.1% 하락했다. 겨울 비수기, 대출 규제, 경기 부진, 설 연휴 등이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도 상당하다. 1월의 아파트 미분양은 1573호로, 경기 부진과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관망세 등으로 전월(1586호) 대비 0.8%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시는 설명했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지난 2015년 7월 2173호로 정점을 찍은 뒤 떨어져 1년 이상 1500호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택 매매 가격 등은 지수(指數)로 산정하는데, 기준 시점(2015년 6월, 지수=100.0)과 조사 시점의 가격비를 이용해 기준시점이 100인 수치로 환산한 값을 의미한다. 또 변동률은 지수의 두 시점 간 비율이며, 백분비(%)로 표기한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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