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학동케이블카 사업자 측이 인허가 취소 문턱에서 최근 한 재단과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확약을 맺었다. 그동안 막혔던 ‘돈줄’에 숨통을 트며 기사회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거제시는 느닷없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이 사업 시행자인 거제관광개발(주)(대표이사 강대오)는 지난 16일 오후 2시 거제삼성호텔 중식당에서 세계고령화연구재단(이사장 박항진)과 ‘거제 학동케이블카 및 부대시설 5억 불(弗) 투자 확약 체결식’을 했다.

거제관광개발 측은 “학동케이블카를 최우선 과제로 마무리하고, 나머지 재원을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억 달러는 원화로 약 5700억 원으로 거제시 한 해 살림(올해 당초예산 6186억 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면 착공식 후 1년 넘게 표류한 사업이 단박에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금액이 상당한 데다 투자 방식 또한 사실상 외자를 빌리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편이다.

시 전략사업과 관계자는 “세계고령화연구재단과의 5억 달러 투자 협약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는 게 단시일에 결정 날 사안도 아닌 데다 외자를 들여오기까지의 사전 준비 등 눈에 띄는 절차도 없어 아직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공을 맡을 흥한건설이 착공계를 작성해 거제관광개발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행보증금(약 83억 원)을 납부하는 게 관건인데, 마감 시한인 오는 28일까지 진척이 없으면 당초 방침대로 인허가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강대오 거제관광개발 대표는 23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시공사인 흥한건설이 책임준공 확약서를 우리 쪽에 제출했고, 서울보증보험에 관련 서류를 이메일로 보냈다”며 “자금 조달 관련 서류도 로펌(법무법인) 공증을 받아 제출할 예정이어서 증권을 발급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자금 입금은 1차로 1000억 원이 이르면 3월 초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거제 지역 모 은행으로 들어올 예정”이라며 “28일까지 남은 시일이 빠듯하지만, 거제시와의 약속을 최대한 지킬 생각”이라고도 했다.

한편 세계고령화연구재단은 H&H 브라더스그룹 주도로 박항진 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지난 2015년 창립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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