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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의 계절양재성 /전 거제문협 지부장

우리는 민주국가에서 자본주의 경제체제 속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얼핏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르다. 자본주의가 경제구조 관점이라면 민주주의는 정치구조 측면에서 본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정의가 제대로 실현될 때 제대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부의 편중과 빈부차로 인한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그동안 우리는 개개인의 삶의 성패 여부는 사회구조상의 문제보다는 각자의 능력과 자질 탓으로 여겼고, 또한 그렇게 교육을 받아 왔다. 과연 그렇기만 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생각의 여지와 논란이 많다. 우리가 어릴 적만 해도 개천에서 용도 났고, 열심히만 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던 시대였다. 그런데 요즘은 흙수저 금수저로 회자되듯 출생 때부터 개인의 인생이 미리 결정된다고 한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로 이는 절망의 사회를 의미한다. 모든 것이 세습되는 사회구조이고 보면 가히 수긍이 간다.

대학생들의 졸업시즌이지만 다들 졸업을 두려워한다. 더러는 일부러 졸업을 늦추기까지 한다. 그 동안 학업과 스펙 쌓기에 학생도 부모도 등골이 휘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어렵사리 취업고시를 통과해도 사오십 대에 밀려나야 하는 현실 앞에 기댈 곳이 없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찾으려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공무원 시험쪽으로 몰린다. 이래서야 나라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나무랄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세태다.

뒷바라지 하던 부모 세대도 구조조정 대상이 되거나 퇴직, 실직으로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헤매고 있다. 조선업이 무너진 거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생계형의 자영업을 찾아보지만 구멍가게며 골목상권도 대기업이 장악한지 오래다. 빚을 얻어 벌인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실정이다. 총체적 위기에 기회상실의 시대라는 말에 절감한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마저 혼돈 그 자체다. 국정농단, 촛불집회, 청문회, 세월호, 탄핵, 모르쇠, 버티기 등의 생소한 단어들에 어느새 귀에 친숙해졌다. 연일 터지는 특보에 감히 국가기밀로 치부되던 금역이며, 권력과 재벌 간 정경유착의 행태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배신과 좌절, 허탈과 분노였다.

하지만 권력 앞에서 무력한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촛불을 들고 모이는 일 뿐이다. 그것도 평화적으로 추운 거리를 걷는 일이 전부다. 어느 스님은 하고픈 말을 남겨놓고 자기 몸에 불을 붙여 타계했다. 소신공양이 아니라 분노와 저항의 표현으로서 분신자살이다. 안보면 궁금하다가도 막상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TV뉴스도 이제 지겹다. 얼른 이 사태가 마무리가 되었으면 싶다. 푸성귀처럼 신선하고 새로운 소식이 기다려진다.

거제 조선소에도 수주가 이어진다는 소식처럼 반가운 뉴스를 듣고 싶다. 설령, 그 실질적 효과에는 다소 시일이 걸린다 할지라도 기다려 봄직하다. 희망은 모든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음이기에…

온갖 상념에 찬 불면의 새벽을 열치고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듯 말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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