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도 해상공원

장사도해상공원(주) “입도비, 법적 타당 · 억지주장 불과”

거제와 통영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장사도해상공원’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공원 측이 을(乙)의 위치인 유람선사를 상대로 ‘갖가지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공원 측은 ‘법적 판단과 상호 합의에 따른 조치’라고 일축하고 있다.

유람선사·주민들 22일 기자회견

장사도는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속하지만 거제와 가깝기에 거제에서 오가는 관광객이 비교적 많다. 거제는 동부면 가배 2척, 남부면 저구 1척, 남부면 대포 1척 등 유람선 4척이 장사도를 오가고 있는데 저구에서 오가던 유람선 운항이 10월 말 중단돼 사달이 불거졌다.

남부유람선(주)와 공원 측의 입도 계약이 꼬이면서 운항이 중단되자 저구마을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유람선사 측과 저구마을 주민들은 지난 22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를 넘는 ‘슈퍼갑질’ 탓에 유람선사와 주민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현장

기자회견에서 지목된 ‘갑질’ 사례는 ▲1년 주기의 계약 갱신 및 입도 동의 판단 ▲입도보증금(1억 원) 및 입도비(연간 2500만 원) 요구 ▲상수도 공급 관련 비용 분담(척당 300만 원) ▲드라마 촬영 관련 분담금 요구 ▲남부유람선 운항 중단 사태를 빚은 입도 계약 부당성 등이다.

유람선사와 주민들은 “각 유람선사는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1년 마다 갱신하는 입도 동의가 거부될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끌려가고 있다”면서 “입도보증금 1억 원을 내지 못할 정도로 각 유람선사 경영이 악화돼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외도 보타니아’의 경우 입도보증금과 입도비를 전혀 요구하지 않고 있고, 인기 드라마 촬영 시에도 유람선사에 한 푼도 분담시키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됐다.

유람선사와 주민들은 “장사도해상공원에 대해 통영해경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거제시에 각각 제출한 진정서와 탄원서를 토대로 관련법에 따라 엄벌하고 처리돼야 할 것”이라며 수사 및 관광허가 취소, 거제시 예산 1억3000만 원을 들여 설치한 상수도 단수 등을 거듭 촉구했다.

상수도 단수 요구 근거는 지난 2011년 장사도해상공원이 거제시에 제출한 각서다. 이 각서에는 ‘거제지역 유람선(4척)이 장사도 입도가 불가할 시에는 언제라도 단수해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유람선 ‘선경호’ 운항 중단 까닭은?

이번 논란의 근원은 남부유람선(주)가 저구마을에서 운항하던 유람선 ‘선경(정원 270명·156톤)’호의 운항 중단이다. 선경호의 운항 중단까지는 각 유람선사와 공원 측의 입도 계약을 중재했던 이 모씨와 공원 측의 법적다툼이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남부유람선(주)는 “대포와 가배, 통영은 입도 동의를 해줬으나 저구에서만 올해 입도 동의를 해주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협의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법원에 입도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동시에 지난 3월까지 운항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월 말 가처분 신청 기각과 함께 공원 측과의 협의에서 ‘중간기착지 면허변경 등이 필요하기에 10월 31일까지 입도하되, 이후 민형사상 이의제기는 않을 것’이란 계약을 하기에 이른다. 남부유람선(주)는 “여러가지 조건을 걸기에 부당한 계약인 줄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저구마을 주민들은 “남부유람선 측의 힘든 상황을 교묘히 활용해 가처분을 취하시킬 목적으로 잠시 입도를 허용한 뒤 목적 달성이 되자 가차 없이 입도를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사도해상공원(주)도 23일 해명

장사도해상공원(주)는 기자회견 다음날인 23일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요약하자면 공동분담의 원칙을 상호 합의하에 지켜왔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입도보증금 및 입도비와 관련해 “법원판결로 적법하다는 확인을 마쳤다”면서 “외도 보타니아와의 비교는 불필요하며 연간 100만 명이 찾는 외도와 30~40만 명이 찾는 장사도와는 객관적 비교가 불가하다”고 했다. 통영유람선 입도비는 통영시가 기반시설 등에 30억여 원을 지원했기에 면제를 했다는 견해다.

드라마 촬영 관련 분담금에 대해 “강제징수는 어불성설”이라며 “드라마 홍보효과 확인 후 매출이 늘어나면 공동분담키로 했고, 매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공원 측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던 상황”이라고 했다. ‘별에서 온 그대’ 방영 이후 관광객 폭증으로 공동 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상수도 파손 관련 분담에 대해서도 “작년 4월 해저 급수관 파손 사태 당시, 공원과 유람선사 회의에서 급수관 복구 시기에 고통을 분담하자고 협의했던 내용”이라며 “추후 장사도에서 1억여 원을 들여 급수관을 긴급복구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단초인 남부유람선 운항 중단과 관련해선 “장사도와 이모 씨의 위임계약이 중지돼 이 씨가 최대 주주로 있던 남부유람선과 입도동의를 연장할 수 없다고 작년 말 통보한 것”이라며 “남부유람선의 입도방해금지가처분 기각 이후 유람선사가 입도금지유예를 요청해 한시적 허가를 했었다”고 해명했다.

상수도 단수 관련 각서도 해석을 달리했다. “단 1척의 입도불가시 단수한다는 조항이 아니며 단수조치시 다른 3척의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빠른 시일내로 다른 유람선을 증선해 4척 운항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사도해상공원은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산 4-1번지 일원 9만8000㎡에 지난 2003년 공원조성사업 허가 이후 통영시와 협약을 맺고 조성에 나서 지난 2012년 초순 문을 열었다.

거제와 통영에서의 유람선 운항 문제와 수익금 배분문제로 갈등을 유발하면서 개장이 미뤄져 오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정까지 이뤄지는 등 불협화음이 적잖았고 이번 논란까지 불거져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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