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임금을 체불한 뒤 체당금 부정수급을 시도했던 사업주가 구속됐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지청장 이원주)은 근로자 44명의 임금과 퇴직금 3억8000여만 원을 체불하고, 일하지 않은 인원을 근로한 것으로 조작해 체당금 1억8000여만 원을 가로채려 한 조선업체 대표 서 모(45)씨를 근로기준법 및 임금채권보장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통영지청에 따르면 구속된 서 씨는 개인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가 어려울 것을 대비해 법인회사를 설립했다가 회사사정이 악화되자, 자기 소유 아파트를 처 명의로 이전하고 회사운영을 법인으로 전환해 3개월분 임금을 체불시킨 후 국가기금인 체당금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일한 사실이 없는 41명에 대해 임금을 체불한 것처럼 작업일보, 임금대장 및 출근부 등을 조작, 체당금을 부정하게 가로채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당금 부정 수급을 위해 가족, 친인척, 前 직장동료, 동우회 회원, 동네 선후배, 제3자로 통한 소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허위 근로자를 모집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1인당 30만 원을 주는 조건으로 체당금 신청에 필요한 주민등록등본, 통장 사본, 도장 등을 받았으며, 아르바이트까지 사용해 작업일보, 출근부, 임금대장 등 허위서류를 만들어 통영지청에 제출한걸로 드러났다.

서 씨는 부정수급 신청사실을 숨기려고, 근로자 대표에게 부정수급 신청자가 있다는 것을 함구하도록 하는 한편, 거짓 근로자들에게도 통영지청 조사에 대해 출석거부·거짓진술 등을 유도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다, 체불신고자(75명)에 대한 전수조사, 대질조사 등 근로감독관의 끈질긴 수사에 의해 결국 전말이 드러나게 됐다.

통영지청은 사업주의 도산인정 이후 작업일보, 임금대장 등 서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악용해 체당금을 부정하게 신청할 수 있다고 보고, 조선업 등 체당금 신청이 많고 부정수급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이원주 통영지청장은 “거제 통영 지역은 조선업이 밀집돼 있어 최근 수주급감과 구조조정으로 임금체불과 체당금 지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체당금을 부정하게 수급했거나 수급하려는 자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처벌 하겠다”고 밝혔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