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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찬훼타(自讚毁他)하담스님 /무이사 주지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주말 오후에, 양산에서 도예 작업하는 작가와 서각 작업하시는 분 몇몇이 모여서 차를 마셨다. 세상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제법 유명세를 갖고 있던 그 도예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서 최고인 것처럼 자랑하기 시작했다.

자부심을 넘어선 자화자찬을 한참 하고서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비평을 빙자하여 무시하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가 민망해보여서 조그만 지적을 하였더니, 언짢아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도 지적하듯이 비난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폄하하는 모습이 괜히 옹졸해 보였다.

자찬(自讚)은 스스로 공덕을 칭찬하는 것이고, 훼타(毁他)는 타인의 과오를 비난하는 것이다. 깨닫지 않은 자가 스스로 깨달았다고 거짓말하는 것을 ‘대망어(大妄語)’라고하며, 무거운 중죄(重罪)가 된다. 남을 비방하는 훼타(毁他)의 인(因)은 훼타(毁他)의 연(緣)을 만나서, 훼타(毁他)의 업(業)을 짓게 된다. 자찬훼타(自讚毁他)는 자신의 이익과 공경을 받기 위해서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것을 말하며, 불가(佛家)에서는 바라이죄가 된다. 바라이죄는 대역죄(大逆罪)인 것이다.

자찬훼타는 ‘아시타비(我是他非) - 나는 옳고, 타인은 그릇 되었다’라는 생각 때문에 일어난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시비(是非)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견문위종(見聞爲種)은 보고 듣는 것이 생각의 종자가 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경험을 통하여, 생각을 하면서 일정한 견해(見解)를 갖게 된다. 깨닫지 못한 우리들의 경험이라는 것은 경험한 만큼만 경험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극히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갖는 견해는 대부분 편견(偏見)인 것이다. 정견(正見)을 갖추기 전에는 끊임없이 편견을 갖게 되고 그 편견에 편견을 덧칠하면서, 그런 편견들에 의지하여 각자의 관점과 가치를 만들어 간다. 우리는 그런 편견에 사로 잡혀서 착각을 하거나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고, 계속 아집(我執)을 확산하게 된다.

자신이 본 것에만 갇혀 있는 그런 편견으로 아집에 빠져들게 되면, 우리의 눈과 귀는 우리를 속게 만든다. 눈은 다만 볼 수 있지만 들을 수 없고, 귀는 다만 듣되 볼 수가 없다. 화엄경에서는 여러 인식기관인 6근(六根-眼耳鼻舌身意)이 모두 공(空)하여 본성이 없고, 다만 망령된 마음으로 존재를 분별한다고 했다. 우리가 보는 것으로 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보고난 뒤에 의식이 분별을 한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의식이 분별을 할 때에는 안식(眼識)이 이미 사라져 있다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찰라 찰나에 머물지 않고 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으로 나를 옳다고 할 것인가? 또한 무엇으로 타인을 그릇 되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갖고 있는 제각각의 모습이나 의견들은 각자가 살아오면서 갖추어지게 된 결과인 것이다.

그 몫을 서로가 존중하지 않게 되면, 의견의 차이가 생기면서 대립과 충돌이 일어난다. 이런 의견 충돌은 서로서로 의심과 오해가 만들고,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갈등과 다툼을 낳게 된다. 그런 다툼에서는 상대를 이기기 위하여 자신의 고집된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궤변을 늘어놓게 되고, 상대방의 모습과 의견에 대하여 비난을 하기도 한다. 비난의 말들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치졸한 경우가 많다.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조작하는 위험한 경우도 생긴다. 자신의 그릇된 마음이 자신의 삶을 <완전함>에서 멀어지게 한다.

우리는 우리를 잘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가 배우고 깨우칠 일은 항상 일어나고 있다. 자훼찬타(自毁讚他)는 자신을 겸손하게 하고 타인을 올바른 길로 제시하거나 이익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 뜻을 잘 공부하고 실천하면, 큰 복을 갖게 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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