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올해로 20회째 맞는 거제선상문학축제가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거제블루시티관현악단(단장 신숙 외 4명)의 공연과 김현길 시인의 낭송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연일 계속된 비로 급하게 장소를 옮겼음에도 300여 명이 찾아 문학의 밤을 즐겼다.

갓 스무 살, 성인이 된 거제선상문학축제는 나이에 걸맞게 더욱 성숙한 축제로 시민을 맞았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하는 식순까진 여느 행사장과 같았지만, 축사를 대신해 애창 시를 낭독하는 모습부터 ‘이것이 문학축제구나’라는 분위기였다.

특히 올해 거제선상문학축제에서 열린 문학상 시상식이 눈길을 끌었다. 거제지역 최초 전국 문학 공모전으로 열린 ‘제1회 블루시티 거제문학상’ 시상식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월 15일부터 9월 20일까지 만 19세 이상 누구나 응모가 가능했던 이번 공모전은 거제도를 주제로 전국의 내로라하는 기성 문학인 99명이 모두 372편의 수준 높은 작품을 내놨다.

심사위원들에 따르면 예심을 거쳐 본심에 넘겨진 작품은 시 45편, 소설 3편, 시조 15편, 수필 8편이다. 심사에 가장 영향을 미친 점은 거제 지역에 산재한 문학적 소재들을 어떻게 잘 형상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느냐로 결정됐다.

심사결과, 최재영(경기도 평택) 씨가 시 ‘학동 몽돌 해변에서’란 작품으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고 금상은 김득진(부산광역시) 씨와 조경섭(전북 완주군) 씨가, 은상은 문경희(부산광역시), 이 서(서울), 윤종원(울산광역시) 씨가 각각 수상했다.

거제지역 최초의 전국규모 문학상 제정도 의미 있었지만, 지역 경기에 힘을 불어 넣기 위해 마련된 토크콘서트도 신선했다.

지역 문학 축제 최초로 접목된 이번 토크콘서트엔 ‘거제인(人) 거제 기(氣) 살리기’란 주제로 김임순(애광원 원장), 강명식(공곶이 대표), 이경필(김치5/장승포가축병원장) 씨가 출연해 고난을 딛고 다시 일어섰던 과거사를 풀어내 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거제 토종 극단 ‘예도’가 선보인 소설극도 호평을 받았다. 거제출신 손영목 소설가의 소설 ‘거제도’를 각색해 피아노와 해금연주에 해설을 더한 소설극 ‘거제도애(愛)가자’는 포로수용소가 생기면서 강제 이주 명령 이후 사라진 아내를 찾아 상동리 전역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 옥치조의 이야기를 배우들이 연기했다.

또 청마 유치환의 일대기를 시극으로 연출한 ‘한국재능 시낭송 협회’의 공연은 문학축제의 품격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다.

시민화합을 위해 열린 축하 무대는 k-포이트리악단의 원준희 씨의 색소폰 연주에 이어 포크가수 신계행 씨의 무대가 펼쳐졌다. 거제선상문학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이 무대에서 신계행 씨는 감미로운 통기타 연주와 감성적인 하모니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거제문인협회 서한숙 회장은 “20회째를 맞은 이번 거제선상문학예술축제는 시민과 함께 공감하는 문학축제를 만들기 위해 제1회 블루시티 거제문학상 시상식은 물론 토크콘서트, 소설극, 시극 등을 마련해 역경을 극복한 거제사람의 숨은 저력을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면서 “21회째 거제선상문학축제도 더욱 참신하고 알찬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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