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피해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권민호 거제시장과 면담 중인 모습

본지가 지난 7월 15일 보도한 거제 옥포 지역 ‘원룸 전세 보증금 사기 사건’의 피의자 부부가 전남 여수에서도 유사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전국을 무대로 한 범죄 정황이 드러난 셈이어서 “피의자 부부가 애당초 범행을 염두에 두고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제 지역 피해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 피의자 중 부인 이 모(39) 씨 소유의 전남 여수시 소재 단독주택에 입주했다고 밝힌 A(34) 씨는 4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물주 이 씨가 올해 3월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로 보증금 반환을 위해 지난 5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세입자 A 씨는 “올해 2월 건물주 이 씨의 여수시 단독주택에 전세로 입주하면서 도시가스 인입과 창틀 교체, 노후 부분 집수리를 약속받았지만 3월부터 돌연 집주인 이 모 씨가 연락을 끊으면서 부득이하게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여수 지역 사건의 존재는 보증금 채권 추심을 위해 피의자 부부 소유의 부동산을 추적하던 거제 지역 피해자들에 의해 드러났다. A 씨는 “전남 여수시에 피의자인 이 모 씨 부부 소유의 건물이 여러 채 있는 것으로 보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알고 있는 것만 원룸 건물을 포함해 5채 정도다”라고 짧게 답했다. A 씨는 지난주 여수경찰서에 건물주 이 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으며 현재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거제경찰서에 다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피의자 이 모 씨는 여수에 있는 단독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거제 옥포 지역 원룸 건물 매입과 유사한 형태의 거래방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고의성 입증에 중요한 실마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취재 결과 여수시 단독주택도 피의자 부부가 옥포동 일대 원룸 건물 매입에 한창이던 지난 2013년 초에 매매가 이루어졌고, 피의자 소유 다수 원룸 건물과 마찬가지로 매입 직후 모 새마을금고에 1억 9500만 원을 채권최고액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원룸 사기 사건’은 피의자 부부가 지난 2012년 6월 13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거제 옥포 지역 등에 원룸 건물 여러 채를 매입하고 부동산사무실에 전세계약자 모집을 의뢰, 광고를 보고 찾아온 세입자들에게 “다른 세입자 모두는 월세고 당신만 전세로 해주는 것”이라고 하는 등 세입자를 속여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피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현재 160여 명으로 추정 피해 금액은 110억 여 원에 육박하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지난 7월 피의자 부부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려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용안 기자  yap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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