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인구가 올 하반기 들어 뒷걸음질했다. 지난 7월 말 거제 인구는 그 전월 같은 때보다 100명 가까이 줄었다. 시는 다달이 인구 현황을 파악하는데, 이처럼 월간(月間) 인구 동향이 감소로 나타난 건 인구 증가율 감소세를 벗어난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보고 있다. 앞서 5·6월 두 달 연속 ‘전출초과(전출이 전입보다 많은 인구유출 상태)’에 이은 인구 감소의 신호탄이 될지 눈길을 끈다.

거제시가 지난 1일 공개한 ‘2016년 7월 주민등록 인구 및 세대 현황’ 자료를 보면 7월 말 현재 지역 인구는 25만7483명으로 6월 말(25만7580명)과 비교해 97명 줄었다. 같은 기간 세대수 역시 주저앉았다. 10만2591세대(6월 말)에서 10만2451세대(7월 말)로 지난 한 달 새 140세대 감소했다.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인구와 세대수가 한꺼번에 뒤로 밀린 것이다.

특히 올 2분기 중에 시작된 전출초과 흐름이 내리 석 달째 이어져 인구유출 우려를 더한다. 7월 한 달간 전입은 2302명, 전출은 2539명으로 ‘순(純) 이동(전입에서 전출을 뺀 셈값)’ 인구는 -237명이었다. 이보다 앞서 5월(전입 3114명·전출 3143명)과 6월(전입 3188명·전출 3332명)의 순 이동 인구는 각각 -29명, -144명을 기록했었다. 달이 갈수록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탈(脫)거제’ 행렬이 늘어나는 셈이다.

올 상반기에는 이 같은 전출초과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연 증감(출생과 사망의 차이를 나타낸 값)’ 규모가 예년 수준이라 전체 인구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 반년 동안 출생은 300명 안팎, 사망은 90명 안팎이어서 달마다 200명 안팎의 인구가 저절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순 이동 인구는 505명(전입 2만1763명·전출 2만1258명), 자연 증감 인구는 1211명(출생 1745명·사망 534명)이었다. 자연 증감 규모가 순 이동 인구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자마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에는 213명이 태어나고, 81명이 숨을 거둬 자연 증감 인구가 132명에 그쳤다. 인구 증감(增減)은 자연 증감과 사회적 증감(순 이동·전입초과 또는 전출초과)을 아울러 따진다. 7월의 인구 감소는 자연 증감이 전월보다 줄어든 데다 전출초과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요인(전입·출생 등)이 한꺼번에 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월별로 집계하는 주민등록 인구가 그 전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게 얼마 만인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연간 인구 증가율이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당분간 인구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실제 월별 인구 현황에서 전출초과가 나타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사 인근 동(洞)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가 잇달아 줄었다. 특히 장평동은 7월에만 146명이 빠져나가는 등 지난 3개월간 모두 273명이 감소해 지역에서 인구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능포동(114명↓)도 그에 못지않게 인구가 줄었고, 장승포동은 97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러한 인구 감소 현상은 거제와는 낯선 모습이다. 거제시 통계정보를 보면 지역 인구는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진 1980년대 중후반 많게는 한 해 5.5%(1987년)까지 인구가 줄었다가 지난 1992년(0.1%↑)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후 줄곧 성장을 거듭해왔다. 2000년대 중반에는 양대 조선소의 수주 ‘잭폿(Jackpot)’이 터지며 한동안 연간 4% 안팎의 높은 인구 증가율을 나타냈었다. 결국, 조선 경기에 따라 지역 인구도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까닭에 최근 석 달간의 인구 동태(動態)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행정에서도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오는 8일부터 9월 30일까지 54일간 ‘2016년 주민등록 특별 사실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조선 경기 불황 등 인구 감소 최소화를 위해 전입 미신고자의 전입을 독려하는 차원이다. ‘위장전입(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만 옮기는 것)’ 등 주민등록 사항과 실제 거주 사실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에 따라 시는 8월 말까지 실태 조사를 한 뒤 9월 1일부터 26일까지 최고(催告)·공고를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주민등록 정리를 마칠 계획이다. 중점적으로 조사할 대상은 △지역 거주자 중 전입 미신고자 △공동주택 동일 주소 내 2세대 이상 구성된 세대(약 1280세대) △90세 이상 고령자 거주·생존 여부 등이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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