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형.
거제시가 ‘시비동산’을 재정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012년 8월 26일 거제문인협회의 인터넷 카페에 올린 시비동산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다시 끄집어 냅니다. 그해 7월인가 제가 그 시비동산에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망연자실(茫然自失), 기근(基根)이 없는 작품을 보는 순간 자괴지심(自愧之心)이 일렁거렸습니다. 거제문인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럼에도 아무도 문제를 고치려 하지 않고 강 건너 불이었습니다. 돌아와서 거제문협 카페에다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꿀먹은 벙어리였습니다. 몇 달이 흘렀습니다. 다시 카페에다 "왜 부끄러움을 모르는가"라고 물었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시비를 걸어서 남는 게 뭐냐는 것입니다.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고 개진(改陳)했는데도 소용이 없더군요. 저도 거제문협에 오랫 동안 몸담고 있었습니다. 이럼에도 이방인(異邦人) 취급을 하더군요.

ㅇ형.
왜, 부끄러움을 모르느냐고 다시 물었던 글은 카페에서 사라졌더군요. 그 당시 문협회장이 임의로 삭제했더군요. 황당했습니다. 거제 문협에는 장군이 너무 많더군요. 그때 시비동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내용은 거제문협카페(2012년 8월 26일) 창을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문제는 지금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으면 당시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물러서야지요.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서는 것이 세상의 이치(理致)아닙니까. 어느 단체든 엄연히 수장(首將)이 있지 않습니까.

지역의 내노라 하는 문학인(?)이 모인 단체인데도. 모르긴 해도 지역의 상류층(?)으로 자부할텐데. 이런 현상은 "불교의 말나식에 잠재되어 있는 네 가지 번뇌(煩惱), 아치(我痴), 아견(我見), 아만(娥慢), 아애(娥愛)의식 때문일 것입니다.

이성적 판단으로 행동하려 해도 이 네 번뇌의 집합인 아상(我相)의 소유욕에 얽매여(김형효의 마음 혁명/살림)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일까요. 우리는 업(業)으로 오늘의 우리를 반추(反芻)할 수 있을텐데. 거제문협은 웬 사공이 그리 많은지. 모양새가 우리사회 현상의 판박이니 참 서글픕니다.

이럼에도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은 생물 순환 논리이겠지요. 거제문협이 주관하는 무료 시 창작교실이 그렇습니다. 윤일광 시인의 재능기부가 그것입니다. 1년 과정으로 거제시민을 포함해 30여명이 수강한다고 합니다. 문협의 면모일신(面貌一新)입니다. 문협 회원이 80여 명이라던데 더 많은 분들이 수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장 수업은 평생을 해도 마무리가 없습니다.

ㅇ형.
시비동산이 처음 개장할 때 그 요란했던 현상, 그때 참석했던 권민호 시장, 김한표 의원은 그 후에 한번쯤이나 둘러보았을까요. 문제점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던데 그냥으로 그쳤나요. 이제라도 이 문제를 부각시켜 시의 문화자산으로 떳떳하게 자리매김 되었으면 합니다.
시에 문화공보과라는 곳이 있던데 통영시를 벤치마킹 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ㅇ형.
시비동산이 왜 이 모양으로 파탄이 났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거제 문화정책에 대해서 권민호 시장에게 문화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간곡한 부탁을 했는데도. 지면을 통해서. 문화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했으면 했는데도.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문제인데도 마이동풍(馬耳洞風)이더군요.

ㅇ형.
지금이라도 문화공보과가 나서서 지난번과 같은 시비동산을 만들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재정비 한다고 하니 우선 장소문제부터 사려 깊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검토했으면 합니다. 양지암 조각공원을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텐데. 녹지과의 일이긴 하지만. 전에 관여했던 문협 인사가 다시 참견하면 또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관광거제의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남세스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겠지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시비 제작에 있어서 주도적으로 녹지과와 잘 협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봅니다. 접근성, 장소의 타당성, 시비동산 석재의 품질(조경문제), 시비에 새겨질 작품선정, 예산의 적정성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시비동산 설립운영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경은 조경전문가, 시비에 합당한 작품선정은 지역의 원로들( 김한석, 옥미조, 이성보 등)을 위촉하여 작고 문인 위주로 하면 어떨까요.

조선 천지에 산자들의 시(詩)동산은 없습니다. 수필문안이 시비동산에 끼어드는 행태도 처음 접했습니다. 거제시의 문화지수 척도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모른다고 방치하고 발뺌한 결과물을 지금이라도 문화공보과 공무원들이 가서 유심히 관찰하시길 바랍니다.

시비동산이란 것은 그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고 갈무리해야 합니다. 후대들이 보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의 덕목입니다.

글은 그 사람의 치부(恥部)가 적나라(赤裸裸)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잘못하고도 또다시 잘못을 저지르려고 하는 행위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 부끄러움을 모르십니까.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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