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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 돼버린 옥포대첩기념제전

"무슨 축제가 곰국도 아니고 몇 년을 우려먹는 건지, 참말로 언성시럽다(어이가 없다)." 지난 16일 옥포대첩기념제전 행사를 취재 하던 중 한 시민이 승전행차 행렬을 보며 읊조린 얘기다.

지난 1962년 거제와 통영은 각각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승첩을 기념하고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향토축제를 만들었다. 오늘날 `옥포대첩기념제전`과 `통영한산대첩축제`다.

그러나 똑같은 시기, 똑같은 아이템으로 출발한 두 축제는 반세기(54년)가 지난 현재 서로 전혀 다른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한산대첩기념제전`이 통영한산대첩축제로 명칭이 바뀌었고 `대한민국 우수축제`란 타이틀로 정부로부터 적잖은 예산 지원까지 받으며 세계화를 모색 중인 반면, 옥포대첩기념제전은 매년 식상한 프로그램을 10여 년 이상 답습하는 것으로 겨우 명맥만 잇는 모양새다.

특히 매년 축제 기간 몰려드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통영한산대첩축제에 비해 관광객은커녕 거제시민 다수에게도 푸대접 받는 옥포대첩기념제전은 `동네잔치 수준`이라는 악평까지 심심찮게 들린다.

거제시는 통영한산대첩축제와 옥포대첩기념제전은 예산 규모부터 다르기 때문에 축제의 질적 비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예산 타령에 앞서 통영시가 통영한산대첩축제를 10억 이상 규모의 국ㆍ도비를 지원받는 축제로 성장케 한 배경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산대첩기념제전은 지난 2000년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이전(1999년)까지 해군의 한산대첩 기념행사, 해병대의 통영상륙작전 기념행사, 그리고 한려수도 바다축제 등 각기 치러지던 4개 행사를 통합, 명칭을 통영한산대첩축제로 바꿨다는 것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전통공연과 볼거리, 체험부스 등을 기획하고 늘리는 것은 물론 지역 문화 정체성 계승에 대한 노력과 홍보에도 끊임없는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매년 형식적인 옥포대첩기념제전 승전행차 가장행렬과 달리 통영한산대첩축제의 `삼도수군 군점(軍點)` 행사는 수차례 고증을 거쳐 복식과 소품을 재정비, 축제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아예 군점을 주제로 열린단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流水不腐: 유수불부)`는 말이 있다. 축제도 마찬가지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축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먼저 행사 전체를 총괄하고 기획하는 기관의 각성이 시급해 보인다. 그동안 옥포대첩기념제전이 거제시 지원 아래 각종 단체들이 해당 기관을 거쳐 나눠 먹기식 주관에 그친 건 아니었는지도 성찰해 볼 일이다.

거제의 대표축제가 더는 `곰국`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똑같은 프로그램과 시나리오로 10여 년 이상 우려먹었으면 이제는 신선한 재료와 솥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맛있는 축제를 만들 때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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