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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금(金)은 사람이 아니었을까여덟 번째 마을-사등 금포마을

▲사등면 금포마을
거제 안팎을 오가다 배가 출출하면 한번쯤 생각나는 곳이 있다. 사등면 성포와 성내 사이 도로변에 있는 촌국수집이다. 도로 휴게소를 겸해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어 이용이 많은 편이다.

가게 홍보가 아니라 이 국수집이 딸린 휴게소와 이웃 휴게소가 이번 마을의 간판격이라 위치가 어디인지 단번에 설명하기 위해 말을 꺼냈다.

거제 토박이들은 대부분 다 안다는 사등면 금포마을이다. 오래전 금(金)이 많이 나던 바닷가라 해서 금을 뜻하는 ‘쇠’와 바닷가를 일컫는 ‘개’를 붙여 ‘쇳개’라 불렀다. 지금은 한자로 고쳐 ‘금포(金浦)’가 됐다.

금포는 사등면 황금어장으로 멸치가 유명한 곳이다. 휴게소 인근 어느 집 마당에도 작은 물고기들을 말려 놨다.

한쪽은 틀림없이 멸치가 맞고, 다른 한쪽은 맛국물용으로 흔히 쓰이는 ‘디포리(정어리 새끼)’인 줄 알았다. 나중에 김재균 금포 이장에게 물어보니 청어 새끼란다. 최근 바다 온도가 바뀌면서 이렇게 청어 새끼가 유독 많이 잡힌다고 한다.

걸어서 시속 3km의 마을 탐방은 휴게소에서 시작했다. 작은 마을이지만 휴게소 두 개가 붙어 있으니 식당, 매점 등 상가가 조성돼 촌락 생활에 큰 편리함을 줄 것 같다.

마을은 망치산(361.9m) 산자락에 자리 잡아 가파르다. 바닷가 포구에서부터 산쪽으로 이어지는 마을을 국도14호선이 잘라 놨다. 도로 밑 굴다리를 통해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데도 집들은 층층이 야무지게 자리 잡았다. 집 사이로 이따금씩 작은 밭을 일궈 놨다.

금포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지만 밭과 논도 작은 규모로 짓고 있다. 그래서 사등면지에는 반농반어라고 표현돼 있다. 골목길을 따라 마을 위로 오를수록 본격적으로 밭과 논이 나타난다.

마을 허리 부근에는 거제침례교회가 있다. 금포마을은 작지만 교회가 두개나 있다. 휴게소 뒤편에 우뚝 솟은 십자가는 금포교회인데 1912년 사등교회에서 분리돼 이 마을에 들어섰다.

금포마을은 비탈이 심하고 산쪽으로 움푹 팬 지형 때문에 사람이 모여 살기엔 썩 좋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서 성내, 성포 등 주변 큰 마을에서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이 밀려나 이곳에 터를 잡았을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빈촌으로 시작한 마을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교회가 들어서면서다. 목사, 장로 등 기독교인들이 복음 전파와 함께 새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살기 좋은 마을로 변했다고 사등면지는 전한다.

6·25전쟁이 끝난 뒤에는 거의 모든 주민이 교회를 다니는 독특한 마을이 됐다. 침례교회는 1966년 금포교회가 분열되면서 세워졌다.

침례교회를 지나 마을 정상에 오르니 임도가 숲과 경계를 짓고 있다. 임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집들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한눈에 보인다. 금방 올라온 길이 원래 마을이고, 왼쪽 편에는 한창 비탈면을 깎고 있는 것을 보니 주택이 들어설 모양이다.

임도를 따라 가면 들판이 펼쳐진 대리마을과 사등 앞바다가 어우러져 탁 트인 전망을 뽐낸다.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비탈면인데 불구하고 고급 주택들이 작은 마을을 이뤘다.

임도는 마을 변두리를 완만하게 두르며 다시 마을 속으로 파고든다. 이 구역은 옛집과 원룸 같은 현대 건물이 어울려 있다.

사등면사무소에 따르면 금포마을의 현재 인구는 153세대 306명이다. 김재균 이장은 이 가운데 80가구 정도가 원래 주민들이고, 인근에 조선업 관련 공장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불어났다고 한다. 게다가 앞에 말했듯이 경치가 좋아 전원주택도 늘고 있다.

마을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아직 문제는 없다고 김 이장은 전했다. 원래부터 큰 욕심 없이 살던 사람들이라 개발이니 발전이니 해도 흔들림이 크지 않다. 국도를 낼 때도 모두의 발전을 우선해 말썽 없이 땅을 내놨다고 한다.

작고 가난한 마을의 순박한 인심이 지금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국도14호선에 촌국숫집이 있는 휴게소가 금포마을이다.
▲마을 입구
▲요즘 청어 새끼가 많이 잡힌다.
▲마을을 한바퀴 두르는 임도
▲마을 아래는 집, 위로는 작은 논과 밭이 있다.
▲최근에는 고급주택이 들어서 마을 안에 작은 마을을 이뤘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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