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형.
얼마전 신생 정당의 지도부의 한 분이 현충원을 참배, 이승만 대통령 묘역 앞에서 그를 국부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실이 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되더군요. 그 후 이 당에서 정체성 문제가 불거지더니 진보 쪽에서도 논란이 일었지요.

지난 해 2월이던가요. 정청래라는 사람은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히틀러’ 묘소 참배로 빗댄 발언도 했었지요. 역사인식이 결여된 이런 인사가 활개치는 우리 사회가 건전한 사회인가요. 지금은 해방공간과 비슷하답니다. 전교조는 세월호 사건의 전말을 왜곡(歪曲),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고 야단법석입니다.

이 뿐인가요. 친일 인명사전을 각 학교에 비치하라고 닥달하는 진보 교육감의 행태는 또 무엇입니까. 일선 행정의 자율권을 짓뭉개는 몰염치한 작태(作態)를 연출하느라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교육감 직선제 폐지하자는 말이 나올까요.

ㅇ형.
진보라는 가면을 쓰고 몰염치(沒廉恥)를 넘어 파렴치(破廉恥)한 행위가 서슴 없는 이 현태(現態)가 우리 같은 소인은 소화가 안됩니다. 구역(嘔逆)질만 납니다. 진정한 선비가 그립습니다. 어느 역사학자는 지금은 참 선비가 없다고 했습니다.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은 시대를 질타했고, 직언도 서슴 없었습니다. 나라에서 벼슬을 줘도 사양했습니다. 삶은 곡진(曲盡)했습니다. 우리 시대에 이런 표상(表象)을 볼 수 없을까요.
새누리당 공천 막잡이 드라마 연출자의 얼굴을 볼때마다 저승사자가 그려졌습니다. 아노미 현상(Anomie Phenonen)을 적나라(赤裸裸)하게, 정말 실감나게 우리는 보았습니다.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었지요. 무슨 공관위원장인가 하는 그 양반은 뭐하면 정체성(政體性)운운하면서 설치던데, 그렇다면 그이의 정체성을 우리는 어떻게 읽어야 합니까? 그이도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이 있을텐데. 이런 사실을 목도(目覩)하는 우리들이 처연(悽然)함을 느끼는 것은 무엇입니까. 민주주의의 종언(終焉)이 그려지기 때문일까요.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말하던데.

ㅇ형.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공감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문화든 정치든 일반적인 사회생활이든 공감이 절대값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럼에도 정치판은 그들만의 리그전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입에 발린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라는 말은 너무 식상해서 토악질이 날 지경입니다.

게오르 루카치(Lukacs Gyorgy: 1885-1971)는 "우리가 가야할 길의 지도를 하늘의 별빛을 비춰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라고 했습니다. 루카치에게 문학과 철학의 인문정신은 사람이 나아갈 방향을 지시하는 하늘의 별빛이었을 것입니다.

그 본질은 선명한 마음의 지도였을 것입니다. 사람됨의 가치를 추구하는 인문학(人文學)마저도 시장의 상품처럼 팔고 사는 부박(浮薄)한 세태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산업화와 민주화 언저리에서 터져 자빠진 이 내상(內傷)을 누가 치유해야 합니까. 방향타(方向舵)가 사라진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ㅇ형.
새삼스럽습니다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이럼에도 이의 정신이 지금 제대로 작동(作動)되고 있습니까. 제일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가 이념(Ideology)에 너무 경도(傾倒)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온 나라가 이념의 늪에 허우적거리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가들의 작태는 이념놀이가 훈장 같습니다. 교육계도 지금 이념놀이가 한창입니다. 한나라의 국무총리를 했다는 한명숙의 연출이 걸작(?)이었습니다.

그가 죄짓고 감옥에 갈때의 그 퍼포먼스(performence)는 대한민국에서 냉소를 가장 잘 유발시킨 최대의 희극이었습니다. 정의가 사라지는 현장이엇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 행위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곳에는 나라도 국민도 없었습니다. 한명숙 개인만 존재했습니다.법치국가의 성벽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문열의 말처럼 일그러져도 너무 일그러졌습니다.

ㅇ형.
"민중을 거스리면 민중의 손에 망하고,민중을 따르면 민중과 함께 망한다." 플루타르크(Plutarch: 46-120 추정)의 경고입니다. 대중을 무시하는 소통결핍(疏通缺乏)과 대중과 영합(迎合)하는 포퓰리즘에 대한 경고인 것입니다. 반가유상을 보면 천상(天常)을 보는 것 같습니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생각의 깊이가 마음으로부터 일렁이는 것같습니다.

얼굴은 심판하는 자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판하는 자는 얼굴에 결기만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굳게 입을 다문 얼굴에서 미소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가유상은 이와 정반대입니다.
탐욕과 분노가 지워진 얼굴에서 마음의 열락(悅樂)이 읽히기 때문입니다. 로댕의 얼굴은 반대입니다. 반가유상처럼 초월적인 철학이 없습니다. 반가유상은 저항적인 것에 반해 세상의 평화인 것입니다. 일방적이 아닌 소통하고 공감(共感: 공감에 대해서는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참고)하는 그런 사회였으면 합니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시간은 일직선상의 12345처럼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과거 현재 미래로 양분된다. 과거와 현재는 현실에 뒤엉켜 정체되지만 미래는 막연하다. 막연한 미래를 아무 준비 없이 맞다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지면 무리한 행동으로 후닥닥 해치우며 보상하려 든다. 그렇게 매 순간 위태로이 점프한다." 뇌과학자 김대식의 시대에 대항 통렬한 비판입니다.

이제 이념에 경도되어 싸구려 철학의 담론을 지우고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일방적인 양태는 밀쳐냈으면 합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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