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한창 유행처럼 퍼질 무렵이 되면, 감기는 나았는데 기침이 끊이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분들도 같이 늘어난다. 심한 경우 감기 후에 기침이 끊이지 않고 몇 개월씩 지속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은 대개 천식이나 혹은 비염, 축농증 등이 있어서 기침이 이렇게 오래 가기도 하기 때문에 꽤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된다.

특히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더욱 불편함을 호소한다. 말을 좀 하려면 기침이 먼저 나오고, 한 번 기침이 시작되면 연이어 계속 되기 때문에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고, 기침이 반복되면서 목도 많이 가라앉거나 쉬어서 말소리를 내는 일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기침과 함께 가래가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가래의 양이 매우 많기도 하고 색깔이 희거나 혹은 노랗기도 하며, 때로 가래는 전혀 없이 기침만 있는 경우도 있다. 가래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 마른 기침이라고도 한다. 그리 심하지 않게, 기침을 가볍게 하는 경우에는 잔기침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단순히 기침 감기 치료나 비염 등의 치료만을 지속할 게 아니라 우리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체크를 해봐야 한다. 즉 감기 후에 기침이 잘 낫지 않고 혹은 미열이 지속적으로 있으며 피로감이 점차 많아지고 하는 경우엔 몸의 기운을 보강하는 치료를 하는 게 더 효과가 좋다. 기침 치료에 흔히 말하는 보약을 쓰는 것이다. 즉 보약이라고 하면 ‘먹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우리 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치료 방법의 하나가 보약이다. 기침감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에는 화담 지해 평천(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게 함) 작용이 있는 약물들을 많이 사용하게 되지만, 1~2주가 경과한 경우에는 오히려 이런 약물을 써서는 효과가 별로 없고, 보하는 처방을 사용해야 한다.

한편, 목구멍이 마르고 간질간질해서 말을 하려고 하면 기침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는 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를 한의학에선 풍조(風燥)라고 한다. 심지어는 목구멍을 털 같은 것으로 찌르는 것 같다고도 하며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통상적인 기침 감기 치료가 아닌 풍조를 없애는 한의학 치료가 잘 듣는다.

야간에 기침이 심한 경우도 한의학에선 음허(陰虛)라고 하여, 허약해진 음을 보강해주는 치료를 해주면 만성 기침이라도 잘 듣는다. 대개 연세가 높은 분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많은데 기본적으로 기력이 약해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증상 자체만 치료하고자 한다면 자칫 기력이 더욱 약해질 수도 있다.

음이 더 약해지면 음양의 불균형에 의해 화(火)가 득세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에는 잠을 자는 동안 땀이 많이 나는 도한(盜汗) 증상이 생길 수도 있고, 오후 무렵에 열이 오른다든지 기침을 하면서 가래와 함께 피가 묻어난다든지 할 수도 있다. 이 증상이 오래 가면 몸도 더욱 피곤해지고 마르게 된다. 치료는 당연히 음을 보강하여 화를 식혀주는 처방을 사용한다. 또, 감기 뒤끝에 목이 쉬는 경우에는 감기 기운을 마저 치료하면서 오랜 감기로 인해 생긴 열 기운을 제거하면서 마른 목에 윤기를 더해주는 방향의 처방을 사용한다.

기침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실내 환경을 깨끗이 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며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하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요령이다. 그러나 전에는 감기가 금새 낫더니 이번에는 기침이 오래 간다든지, 또는 감기는 다 나았는데 피로감이 지속되면서 잔기침이 계속 된다든지 하면 가까운 한의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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