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배 어촌계 등 주민간 오랜 갈등이 큰 요인인 듯
뜻 다른 주민들, 별도 어촌계 추진해 행정도 ‘난색’

최근 거제시청 앞 1인 시위로 관심을 끈 ‘함박 어촌계 설립 지연 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인가 신청을 받아주라는 취지의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거제시가 난색을 보이자, 소송을 제기했던 주민들은 추가 소송을 제기해 또 다른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 거제시가 난색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함박 어촌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가배 어촌계 등 주민간 오랜 갈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얽히고 설킨 주민 갈등

1인 시위에 나섰던 동부면 가배리 전 이장 이 모씨에 따르면 함박 어촌계 신설은 가배 어촌계와 어업구역(제1종 공동어업 지선)을 분리해 함박마을의 권익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돼 왔다. 어촌계 신설 추진 이면에는 가배 어촌계와의 십수년여에 걸친 갈등이 쌓여왔던 걸로 보인다.

가배 어촌계에서 감사를 맡고 있는 이 모씨는 “함박마을에는 가배 어촌계에서 활동하다 함박 어촌계 설립시 참여 의사가 있는 주민 13명이 살고 있고, 수협조합원 8명 등 모두 21명이 어촌계 신설에 기본적으로 찬성을 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권민호 시장님과의 간담회에서 공동어업 지선 경계 관련으로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체 주민의 합심이 중요한데 함박금 3개 마을(함박금·쪽박금·활목이)의 여론이 양분돼 거제시로서도 답답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며 “수억 원에 이르는 그간의 소송비용 분담 문제를 두고서도 주민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탓인지 주민 19명이 ‘함박금 3마을 어촌계’란 이름의 별도 어촌계 설립 신청을 거제시 어업진흥과에 접수해 주민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치러진 이장 선출 과정에서도 ‘투표 인원 오류 및 선거 무효 논란’이 불거졌고, 어촌계 신설 진통에서 빚어진 주민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거제시도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거제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정상적인 어촌계 신설을 유도하기 위해 중재에 노력중이나 추가 소송까지 제기돼 대치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대법 확정 판결까지 소송을 이끌어왔던 전 이장 이 모씨는 주민 갈등과 관련해 “의견을 달리하는 주민들은 가배 어촌계에서 그간 기득권을 누려왔다. 저희 측은 13명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선을 그은 뒤 “대법 판결에도 인가를 해주지 않는 거제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지선 경계 확정 등 관련 소송도 세 건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이 인가를 해주라 했으니 그대로 이행하고, 나머지 일들을 처리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면서 법적대응을 강행할 의사임을 내비쳤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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