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부터 불어 닥친 조선경기 위기의 여파는 시간이 갈수록 골이 깊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거제사회의 이슈는 급증하는 실업대책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나눔에 쏠리고 있다. 나눔에는 비단 일자리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나만 잘되는 것으로 결코 사회가 평화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빵 한 조각을 나눠 먹는 것도 나눔이요,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 주는 것도 나눔이요,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제공해 주는 것도 나눔이다. 또 가난한 이를 위하여 기부금을 내는 것도 나눔이고,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아름다운 삶을 본받아 장기기증에 동참하는 행위도 나눔이다.

최근 거제타임즈에 실린 나눔에 관한 기사들은 소박하고 순수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병마와 싸우던 어려운 이가 더 어려운 이를 위하여 재산을 내놓는 기사를 실었고, 노인이 평생 모은 소중한 돈을 기부하는 내용을 실었다. 또 고사리 손 어린이들이 나눔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반면 그동안 조선경기의 호황으로 흔했던 기업기부에 관한 글은 요즘 잘 보이지 않는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실물경제가 워낙 침체되어 존립마저 힘들다며 기부할 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중에는 잘 되는 회사도 있을 것이다.

나눔은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이다. 고통지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즈음이지만 기업기부도 소시민들의 기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기부행위라는 것이 소박한 미담으로만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나눔과 기부는 절박한 문제인 것이다.

거제타임즈는 서민들이 행하는 기부행위의 아름다운 순수성 부각 뿐 아니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는 기사를 좀 더 다루었으면 한다. 이를테면 우리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보호라든가 다문화가정들을 포함하는 좀 더 다양한 나눔에 대한 기사를 실었으면 좋겠다.

또 가난한 지구촌에 대한 글로벌 나눔에 관한 기사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자신의 앞 가름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잘 알지도 못하는 지구촌 반대편 먼 나라 사람들을 도울 때는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작금의 경제위기 또한 중국 발 경제위기가 일파만파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 거제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는가. 세계는 잘 되어도 못 되어도 공동의 영향력 하에 있다. 따라서 나눔의 행사도 거시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2월16일자에서 거제타임즈 문경춘 기자는 “자신도 병마와 싸우면서 거제가 어려울 때 남몰래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 있었다”라는 제목을 뽑고 이 각박한 세상에서 ‘나눔의 천사’로 변신해 휴머니즘을 몸소 실천하는 개그맨 조정현의 감동기사를 실었다. 이는 사회 각층에서 고통분담에 동참 하자는 차원에서 볼 때 의미 있는 기사라고 여겨진다.

필자는 13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진 미담 주인공의 사례를 통하여 우리 거제사회가 희망이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2003년 여름, 태풍매미로 터전을 잃은 거제 수재민에게 3000만 원 상당의 수재의연 물품을 내놓은 개그맨 조정현(57)씨.

“나눔을 실천하는 건 제가 살아갈 의미를 부여해주는 하나의 빛이죠, 봉사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한테는 행복한 일이예요 도움을 받은 분들이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까지 엔도르핀이 생기고 젊어지는 듯 한 기쁨을 갖게 되더라고요.”

가족도 아니면서 가족보다 더 이웃을 정성껏 돌보는 조정현 씨는 자신도 방송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부분적인 언어장애에 1급의 불편한 처지지만 이웃을 위하여 기꺼이 희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훈훈한 인간미와 함께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이 감동적인 소식을 전한 강일홍(더팩트 부국장 겸 연예팀장)씨는 거제타임즈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부문화를 확산 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강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 선행과 독지가들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소개하면 사회가 더 밝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면에 더 많은 미담을 실어 희망 바이러스를 널리 퍼트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오피니언 란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것도 신문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위기에 닥치면 우리민족은 한데 뭉치는 장점이 있다. 감성이 열리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불길처럼 번졌다. 중대한 시국사안이 생길 때마다 열리는 촛불 집회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IMF시절보다도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번 경제위기를 서민들이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거제타임즈는 지역을 대표하는 인터넷신문으로서 밤길을 지키는 등불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