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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동부권 교통 요충지, 신촌을 가다첫 번째 마을-일운면 신촌마을

새해 연재기사는 두 가지 주제로 격주 보도했다. 앞서 내보낸 ‘그대의 집’은 전원주택을 소개함으로써 거주공간의 재인식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며, 두 번째는 ‘시속3km’란 이름으로 최소 단위의 마을을 걸으면서 탐방하고, 소개함으로써 거제 전역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다. 또한 되도록 주민이 적고, 외부와 소통이 어려운 곳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고자 한다. 거제는 현재 마을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이장 202명과 통장 176명으로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 국도14호선과 시도8호선을 잇는 신촌마을
거제의 동부 해안인 일운면과 고현 시가지를 오갈 때 옥녀봉과 북병산 사이의 반송재를 넘어야 거리가 짧다. 이 길은 시도8호선(반송재로)인데 거제를 세로로 관통하는 지방도1018호선과 장승포-일운-동부 해안을 두르는 국도14호선을 잇는 역할을 한다. 국도14호선과 이어진 교차로를 신촌사거리라 부르는데 그 마을 이름이 ‘신촌(新村)’이라서다.

일운면 신촌마을은 매우 작은 마을이다. 일운면 주민센터에 따르면 신촌마을은 소동리에 포함되는데 소동리 면적은 6676㎡로 일운면 총면적인 30.4㎢의 0.02%에 불과하다. 국제경기 기준으로 축구장 최대 면적인 8250㎡(110×75)보다 좁은 셈이다. 그 한 모퉁이에 신촌마을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사실 눈대중으로는 소동 전체가 축구장보다 좁아보이진 않는다. 인터넷 지도 서비스에서도 소동 면적을 대략 재었을 때 70만㎡ 가까이 되는 걸 보니 아무래도 6676㎡에 ‘0’ 두 개가 빠진 것 같다. 일운면지에는 소동이 아닌 신촌 면적이 6676㎡이고, 일운면의 2%라고 나와 있다. 이를 종합해 소동 면적이 66만 7600㎡이고, 일운면의 2.19%라고 정리해야 더욱 정확할 것 같다.

신촌마을엔 1월 현재 71세대 177명(남92, 여85)이 산다. 일운면지에는 49세대 110명이 산다고 나와 있으니 작은 마을답지 않게 면지 발간 당시보다 인구가 꽤 늘었다. 현재는 마을 위 산자락을 깎아내고 154세대 단독주택 단지를 만들고 있어 앞으로 인구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운면지에 마을 형성 과정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조선말기 공령(公嶺)마을에서 뻗어 나와 마을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신령마을이라 불렀고, 두 마을을 합쳐 공신령이라고 했단다. 1915년 6월 1일부터 1952년 5월 1일까지 그렇게 불렀고, 이후 공령은 지세포리에, 신촌은 소동리에 편입됐다. 1961년 10월 1일 군 조례로 소동리는 소동과 신촌으로 두 개의 행정리가 됐다.

원래 작은 마을이었던 신촌은 국도14호선이 관통하면서 두 동강 나버렸다. 현재 주민들은 국도 주변의 사유지를 활용하는데 제한이 있어 큰 고충을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앞으로 4차선 도로가 마을을 또 지나간다고 하니 걱정이 더 커졌다.

주민들 말로는 국도대체우회도로가 신촌사거리에서 마을 경로당 방향으로 산 능선을 지나 학동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만 흉흉해 마을회의를 열어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 마을 주민이 대부분 노인인 데다 수도 적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알아볼 도리가 없는 것이다. 도로가 고가도로가 될지, 지상에 놓이게 될지 가늠이 안 되니 땅을 활용할 엄두도 안 난다고 했다.

거제시에 확인해보니 해당 도로 계획은 1986년 결정된 장승포시 도시계획도로 대로1-1호선(길이 33.5km, 국도14호선 거제대교-망치삼거리 구간)으로 거제 동남부 관광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교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신촌사거리에서 마을 뒷산 능선을 관통해 와현까지 왕복 4차선 도로 1.9km를 개설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일몰제)에 따라 2020년 7월 1일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효력을 잃고 주민들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거제시에선 아직 사업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장기 미집행 시설 중에서도 비교적 후순위라 2020년까지 사업이 시행될지 현재로썬 알 수 없다고 했다. 행정에서 먼저 주민들을 찾아 이같이 설명했더라면 그간 속앓이는 덜 했을지도 모른다. 작고 힘없는 마을의 서러움이다.

이학춘(40·우측 사진) 신촌마을 이장
“우리 신촌마을은 일운면뿐만 아니라 거제에서도 가장 작은 마을일 겁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저의 아버지와 그 세대가 땅을 일구고, 집을 짓던 기억이 납니다. 작은 땅이지만 마늘과 무화과 등을 수확해 판매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확철인 6월엔 관광객들이 밭에 널어둔 마늘을 훔쳐가 골치 아플 때도 있습니다.

작고 힘없는 마을이라 이 같은 고충이 많습니다. 조그만 마을에 국도가 지나가면서 나뉘었고, 도시계획도로 부지에 포함돼 자기 땅에 집을 못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다가 산 쪽에 전원주택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어 주민 간 화합이 어렵고, 교통 환경도 날로 위험해 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울창한 숲을 깎아 154세대 주택단지를 짓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대부분 노인이고, 워낙 순수해서 어디에 따지지도 못하고 속만 끙끙 앓는데 행정에서 한번 돌아봐 주고 보듬어 줬으면 합니다.”

▲ 신촌마을 골목 풍경
▲ 신촌 토착민이 있는 국도변 마을 풍경. 현재 보이는 집과 밭 대부분이 1986년 고시한 도시계획도로 부지에 포함돼 있어 해당 주민들은 30년 동안 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 기존 신촌마을 위쪽으로 외지인이 대부분인 전원주택 마을이 들어섰다.
▲ 신촌마을 위쪽에 154세대 주택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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