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I ♡ GEOJE
담장 없는 집…노부부가 거기 있었다첫번째 집-이균이·김철선 부부의 집

■기획/ 그대의집

새해 연재 코너로 나무에 이어 집을 선택했다. 그중에서도 전원주택을 집중 소개해 볼 계획이다. 바다 전망이 펼쳐진 집, 아침 공기가 상쾌한 집, 재료가 좋은 집, 생활하기 편한 집 등 거제의 산과 들, 바다에 알알이 자리 잡은 좋은 집을 소개함으로써 거주 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더불어 지역의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자 한다.


좋은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겉만 봐선 속을 알 수 없고, 예쁜 집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으면 매력이 떨어진다. 여러 관련 서적을 참고한 결과 기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집은 거주자의 희망 사항과 건축자의 직업 정신이 한데 어우러진 집이다. 그렇기에 단독 전원주택으로 범위를 좁혔다.

첫 코너는 거제시의 도움을 빌렸다. 시는 매년 지역의 아름다운 집을 선정해 경남도에 제출한다. 경남도는 각 시군에서 올라온 집들 가운데 그 해의 ‘우수주택’을 선정한다. 우수주택으로 선정된 거제의 집을 몇 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집은 거제면 소랑리에 사는 이균이(81)·김철선(77) 부부의 2층 주택이다. 이 집은 서울 소재 (주)호마건축사사무소(대표/건축사 서영인)에서 설계했으며, 2013년 경남도 우수주택으로 선정됐다.

▲ 기존 집터와 파인애플 농장을 철거해 총 500평 대지에 마당과 집(연면적 141.44㎡)을 새로 지었다.<사진 호마건축>

노부부의 큰아들인 이 모 씨가 호마건축에 새집을 의뢰했다. 소랑리 도로변에 있던 30년 된 집을 허물고 노인들이 살기 좋은 집을 지어달라고 했다. 현재 중국에 파견 나가 사는 이 씨도 은퇴 후 부모님을 모시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집을 처분하고 집 짓는데 그 돈을 보탰다.

이에 서영인 대표는 단독 주택과 게스트하우스를 조합한 새로운 유형의 농촌 주택을 제시했다. 1층은 노부부의 거주 공간으로 쓰고, 2층의 2개 방은 취사가 가능한 독립된 공간이다. 파인애플 농장을 처분해 수입이 끊어진 노부부에게 민박 등 용돈 벌이가 가능한 수단을 마련한 것이다. 또는 8남매 대가족이 모여도 비좁지 않은 공간을 염두에 뒀다. 지금은 2층 모든 방에 세를 살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이 집은 전체적으로 직선 이미지가 강하다. 인구가 많지 않고, 옛집이 대부분인 외딴 시골에 이처럼 세련된 건축물은 사실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까만 지붕과 노란색 계열의 외벽, 외벽 일부분을 장식한 회색벽돌 덕분에 전체적인 색상이 흙색에 가까워 튀지 않고 주변 자연에 녹아들었다.

또 담이 없는 것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도로에서 집 마당으로 장애물 없이 이어지고, 키 작은 화단이 도로와 집터의 경계를 긋고 있다. 담이 없어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철선 씨는 “주택이라 해도 옛날 집처럼 허술하지가 않고 아파트처럼 잠금 기능이 잘 돼 있어 걱정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노인 두 명 사는 집에 훔쳐갈 게 없다”고 답했다. 그 말대로 도어락, CCTV 설치 등 방범기능이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지붕은 징크라 불리는 아연도(금)강판을 썼다. 이는 비싸긴 하지만 방수가 잘 되고 관리가 쉽다. 그리고 건물 외벽은 화강석 종류인 사비석으로 감쌌다. 화강석은 저렴한 재료지만 사비석은 흔치 않은 재료라 독특함이 묻어난다.

이균이·김철선 부부는 이 집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든다. 그리고 주택의 가장 큰 단점인 외풍도 전혀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웃들이 놀러 오기 좋고 칭찬도 자자해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서영인 대표는 “좋은 건축 디자인은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주자와 건축가가 대화를 많이 하면서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노부부가 붙잡을 수 있게 벽쪽에 쇠 손잡이를 달았다.<사진 호마건축>
▲ 단독주택에 게스트하우스 개념을 더해 2층 방 두 개는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현재 두 가구가 세를 살고 있다.<사진 호마건축>
▲ 집 내부엔 거실과 주방, 방 1개, 화장실이 복도로 이어져 있다. 노부부의 이동 거리를 감안해 아담하게 설계했다. <사진 호마건축>
▲ 거실과 방 사이에 있는 식탁. <사진 호마건축>
▲ 주방
▲ 욕실
▲ 김철선(왼)·이균이(오른) 부부 <사진 조행성 기자>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행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정기 후원은 새거제신문의 신속 정확한 뉴스 및 정보 제공에 큰 힘이 됩니다!

후원하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