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음식점 등 ‘당구대·다트 설치 규제 완화’ 주역
기초지자체 공무원이 전국 최초 관련법 개정 유도해 ‘찬사’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직결되는 관련법 조항이 거제시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 끝에 최근 개정돼 새해부터 시행된다. 거제시 환경위생과 식품위생담당 반명국 계장이 주인공. 전국적으로도 효과를 보일 이번 법 개정은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선 그가 최초로 이끌어내 업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를 그는 어떻게 개선할 수 있었을까?

“법에 명시된 단 두 음절의 단어 하나 때문에 업주들이 피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행정 공무원으로서 28년여 동안 일해온 반명국 계장은 식품위생 업무만 24년째 맡고 있어 이 분야 베테랑으로 통한다. 조선산업도시인 거제에 상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여러 요구사항이 잇따랐다고 했다. 지난해 초순 권민호 시장의 주도로 열린 기업과 행정의 상생간담회에서 개선 필요성이 하나 둘 제안됐는데 메뉴 개선 등이 꼽혔고, 특히 외국인이 자주 출입하는 바(Bar)나 유흥주점, 휴게음식점의 경우 ‘다트’나 ‘당구’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법 한계로 제약과 불편이 뒤따르는 현상이 확인됐다.

불합리한 법 조항으로 인해 불법 시설로 신고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단다. 관련법 개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마침 저희 거제시에 ‘규제개혁 추진단’이 꾸려지면서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법 개정을 발의했고 다행히 보건복지부에서 개정안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걸림돌이던 조항은 이렇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6조 ‘시설기준’에는 ‘업종 외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분리’라는 두 음절의 단어로 인해 당구장이나 다트 시설은 기존 영업장과 별도의 벽 및 출입구 등으로 완전히 분리돼야만 허용돼 현실과 괴리가 컸다는 것이다. 반 계장은 ‘분리’라는 단어를 ‘분리·구획 또는 구분’으로 세분화해 개정안을 발의한 것. 별도의 벽이나 출입구 설치 없이도 바닥에 간단히 선으로만 구분해주면 되도록 완화한 것이다.

“그 차이가 엄청납니다. 불합리한 법 조항 탓에 업주 분들이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상당수 업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지요.”

그래서 법 개정의 파급이 크다. 당구대 등 게임시설이 설치된 음식점 등 업소 270여 곳이 혜택을 입게 됐다. 업주들도 응당 반색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번거롭게 여러 장소를 옮겨야 하는 불편이 해소된데다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되서다. 업주들이 찬사를 보내는 까닭이다.

반 계장의 이번 규제 개선은 경남도에서도 빛을 발했다. 도내 각 시군에서 제출된 개선안 244건 중 우수 개선안(15건)에 선정돼 지난 11일 도지사 표창과 상금을 받기도 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늘 노력해왔습니다. 이번 법 개정이 거제지역 소비를 촉진시키고 지역경기도 부양하는 밑거름이 되길 소망합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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