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중개사 불법 묵인 의혹 … 행정 중재 시급

아주동 신도시에 건물 신축이 잇따르는 가운데 불법용도변경이 판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건축주와 부동산 중개인들이 불법용도변경을 부추기고 있고 단속에 따른 원상복구 등 부담은 임차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아주동 부동산업계와 임차인 등에 따르면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지어지는 근린생활시설(1·2종)의 경우 주택(60%)과 상가(40%)의 건축기준이 분명한데도 100% 상가 임대차를 부추기는 사례가 적잖다는 것이다.

임차인 정모씨는 지난해 9월 음식점 운영을 위해 아주동 지역을 물색하다 ‘상가 임대 40평’이란 현수막을 보고 모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았다. 모 건물 왼쪽 79㎡를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230만 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건축주와 협의 후 내부 인테리어 공사도 시작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7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영업을 시작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거제시 건축과의 최근 점검에서 불법용도변경 사실이 밝혀졌다. 문제는 불법사실이 밝혀지자 건축주가 임차인에게 원상복구 책임을 전적으로 지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이다. 정씨는 보증금, 인테리어, 활어차 및 수족관 구입 등 1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음에도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다.

같은 건물 오른쪽 51㎡를 계약했던 지모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모씨 역시 건축주와 협의로 100% 상가로 인테리어를 했고 용도변경에 대해 건축주나 중개인으로부터 별다른 언질을 받지 못했음에도 정씨에게 보내진 내용증명을 함께 받고선 억울해하고 있다. 두 임차인은 원상복구의 공동책임을 건축주에게 요구하며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다.

정씨와 지씨는 “불법적인 내용을 묵인한 채 보증금과 임대료만 더 많이 챙길 속셈으로 세입자들을 철저히 우롱한 격”이라고 허탈해했다.

건축주의 갑질 논란도 문제지만 불법 중개 의혹도 나온다. 보조원이 임차인 모집 홍보를 했고 주거지역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정확한 상담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주동의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업지와 마주한 2종주거지역 단층 건물에 이 같은 사례가 3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수두룩하다”며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거제시는 뾰족한 수가 없는 모양새다. 거제시 건축과 관계자는 “적발 사례가 많지는 않다. 이런 경우는 건축주, 중개인, 임차인 모두의 잘못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축 붐에 편승한 건축주와 중개인의 과욕이 세입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의 적극적인 중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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