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청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시장 관용차. 기아자동차가 올해 출시한 '카니발 리무진(7인승)' 모델로 파우더 블루 색상의 RV(레저 차량)다.

거제시가 몇 달 전 시장 관용차를 바꾼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차량 내구연한(耐久年限)이 다 된 데다 활동성을 높여 ‘현장행정’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라고 시는 밝혔다. 권민호 시장이 취임(2010년 7월)한 후 재선하는 동안 시장 관용차를 교체한 건 처음이다.

시는 앞서 6월 말 시장 관용차를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베라크루즈(2007년식)’에서 승합차 ‘카니발 리무진(Limousine)’ 모델로 교체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차량 가격은 3902만 원이다. 기존 관용차는 회계과 업무용 차량으로 용도를 전환해 사용 중이다.

시에 따르면 시장 관용차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용차량 교체는 조달청이 고시한 ‘내용연수(耐用年數)’가 기준이 된다. 사용 가능한 햇수가 몇 년인지를 미리 정해둔 거다. 예컨대 승용(전용·업무용)은 최단운행연한 7~8년이 지나야 교체할 수 있는 것 등이 규정돼 있다.

권 시장은 취임 후 애초 김한겸 전 시장 때 사들인 베라크루즈를 즐겨 탔다. 김 전 시장이 지난 2004년 7월부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이용한 ‘체어맨’은 낡아서 고장이 잦았던 시의회 의장 관용차를 대신해 쓰다가 공개입찰을 거쳐 매각(2011년 5월)했다고 한다.

그동안 거제시장 관용차는 SUV로 출발해 두 대의 세단(Sedan)을 거쳐 SUV로 돌아왔다가 RV(레저 차량)로 진화한 형태를 보인다. 시가 밝힌 바로는 조상도 전 시장은 쌍용자동차의 ‘무쏘’를 탔고, 뒤이은 양정식 전 시장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20’ 모델을 이용했었다.

시장 관용차 교체와 관련해 시 회계과 이옥우 계약담당 주사는 “(권민호 시장이) 현장행정 중심으로 시정을 펼치다 보니 기존 차량으로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사업 현장 확인·점검 등 활동성을 강화해 현장 업무에 활용하기 편리한 차량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새로 뽑은 시장 관용차 카니발은 7인승 리무진이다. 9인승이나 11인승 모델에는 없는 이른바 ‘VIP 라운지 시트’가 달렸다. 2열에 장착된 이 의자는 전후좌우 네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다리 받침대도 달려 안락하다는 게 제조사(기아자동차) 측 설명이다.

이 차량은 지난 6월 29일 출고 후 이달 11일 현재까지 총 4130km를 달렸다. 월별로는 7월이 1600km로 가장 많고 8월 400km, 9월 580km 등이다. 10월 운행 현황은 아직 집계 전이라 나오지 않았다. 다만 총 주행거리에서 9월까지 누적된 거리를 빼면 1550km여서 지난달에만 1000km 안팎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 관계자는 “6월에는 차량 운행이 거의 없었고, 이후로는 정부 부처 방문이나 공식적인 행사 참석 등 장거리 출장이 적잖아 운행 거리가 부쩍 늘어났다”며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지자체장 관용차로 카니발 등 미니밴 형태의 RV 차량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권 시장은 현재 출퇴근 때 관용차를 쓰지 않는다. 지난해 말부터 사비로 산 경승용차(모닝)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하고 있다. 그전에는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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