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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목과 교회의 절묘한 100년 동거30번째 나무-옥포교회 느티나무

옥포1동 옥포교회는 거제에서 가장 먼저 생긴 교회다.

‘거제 기독교 100년사(1999년 발행·거제 기독교 선교 100주년 역사편찬위원회 엮음)’에는 1896년 유생이었던 주금주가 국산에 교회를 설립하고 옥포로 옮겼다고 추정하고 있다. 1946년 10월 옥포교회에서 거제도 기독교 입교 희년 50년 축하예배를 했다는 기록이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역사가 100년이 넘은 그 교회 앞 계단에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이 나무는 ‘섬을 사랑한 나무’ 코너에서 소개한 역대 느티나무 중 가장 큰 무리에 속할 만큼 줄기가 굵다. 나무 밑으로 조그만 화단을 꾸며놔 직접 나무 둘레를 재보지 못했지만 족히 5m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나무는 교회가 생기고 심은 것인가, 아니면 나무가 있는 자리에 교회를 세운 것인가 하는 물음을 갖게 한다. 나무가 먼저 있었다고 보기엔 굳이 입구를 가리면서 교회를 지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고, 교회를 먼저 지었다고 보기엔 나무가 300년 이상은 돼 보일 만큼 너무 크다.

옥포동과 마을협의회, 옥포교회에 물어봐도 알아낼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정보도 구하기 힘들었다. 옥포1동 마을협의회의의 한 어르신은 예전에 나무에 불이 나 속이 비었다고 했다. 옛날 기억을 더듬어 이 나무에 대해서는 아는 게 그 정도가 다라고 했다.

교회 관계자는 예전에 서낭당으로 쓰였다는 이야기만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서낭당은 집 형태이므로 아마 당산목을 말하는 것 같다. 아니면 속이 비어 집 형태를 하고 있어 실제로 서낭당으로 삼았던 걸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무 아래에는 조그만 화단이 있고 둥글게 앉는 자리가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보도블록이 깔려 있다.

촌 지역에 뿌리가 개방된 나무들과 다르게 이 나무는 뿌리가 땅 속에 갇혀 있어 생육 환경이 좋지 못한 편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가지와 잎들은 참으로 무성하게 피어 옥포 도로를 한층 싱그럽게 꾸미고 있다.

기자가 이 나무에 대해 알아낸 것은 이 정도 밖에 없다. 거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인 옥포 거리에 이렇게 큰 나무가 있는데도 관련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은 참 아쉽다.

그런데 그도 그럴 것이 기자도 교회 앞 도로를 수시로 다니지만 이 나무가 있는지도 몰랐다. 제보를 받고 가보고서야 이곳에 이렇게 큰 느티나무가 있었나할 정도다. 그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었기에 마치 낡은 건물처럼 너무 당연히 사람들 속에 섞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교회가 먼저냐 나무가 먼저냐 순서야 어떻든 이 나무와 교회는 적어도 100년 이상을 이렇게 맞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실에 새삼 또 놀랍다. 산신을 모셨던 당산목과 다른 신을 인정하지 않는 교회가 이렇게 붙게 된 사연은 진짜 무엇일까.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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