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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석 사장 사표 제출에 부쳐

고재석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 사장이 갑작스레 사퇴했습니다. 고 사장은 지난 20일 사표를 내고, 휴가를 떠났다고 합니다. 임기(2014년 8월 11일~2017년 8월 10일)가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까닭이 뭔지 궁금했습니다. 직접 얘기를 들어보려고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그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바깥에 알려지기로는 ‘일신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퇴했다는데, 그 배경을 두고서는 사실상 ‘경질(更迭/更佚)’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공사는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지방공기업의 2014년 경영평가 결과 전국 274개 시·군·구 공기업 중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의 사퇴 시점이 이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직후라 경영 부진의 책임을 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앞서 고 사장은 임면권(任免權)자인 권민호 시장과 지방공기업법 등을 근거로 지난해 말 책임경영체제 정착을 위한 ‘경영(임원)성과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에는 기본 연봉, 성과연봉 지급률, 연임 보장 사유 등의 ‘당근’과 함께 경영 목표나 임기 중 해임 사유 등의 ‘채찍’도 포함돼 있습니다. 고 사장의 사표 제출이 이 계약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표는 아직(27일 현재) 수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권 시장이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판단해 처리할 예정이랍니다. 거제시 담당 부서에서 사표 처리를 서두르는 쪽이라 이르면 28일 중으로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권 시장이 사표를 수리하면 고 사장은 ‘의원면직(依願免職·본인의 청원으로 직위나 직무에서 물러나게 함)’됩니다.

후임자 인선은 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담당합니다. 사장 공개모집 계획을 세우고 공모 공고를 낸 다음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배수로 후보자를 가리려면 앞으로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새 사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한동안은 지금의 상임이사(김덕수)가 그 역할을 대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공사는 출범(2012년 1월) 후 ‘자의 반 타의 반’ 임원(사장·상임이사) 교체가 잦았습니다. 초대 상임이사(경영개발본부장)였던 손병두 씨가 선임 8개월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사퇴했고, 초대 사장인 설평국 씨는 이른바 4대강 사업 비리에 얽혀 처벌되는 바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공교롭게도 공사 첫 경영진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셈입니다.

고 사장은 손 전 상임이사 뒤를 이어 상임이사에 오른 후 설 전 사장 사퇴 이후엔 한동안 사장 직무를 대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사장 공개모집에 응해 2대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고 사장이 거의 ‘내부 승진’ 사례로 상임이사에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상임이사도 세 차례의 공모를 거쳐 올해 1월 새로 뽑았습니다.

이처럼 공사는 경영진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통에 설립 후 3년 반이 넘는 기간 중 상당 시간을 사람 뽑는 데 허비했습니다. 그동안 경영에 집중할 만한 여건이 못됐던 겁니다. 공단에서 공사로 바뀐 후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더뎠습니다. 옛 시설관리공단 때는 말 그대로 ‘관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달라져야 하는데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경영 지표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억5000만 원’이었습니다. 출범 첫해(2012년) 6500만 원에서 그 이듬해 3억38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가 1년 만에 바닥으로 떨어진 겁니다. 올해 역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201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억87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공사는 공단이라는 태생적·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공공성 못지않게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처지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이나 상임이사의 능력과 역할도 분명 한계는 있을 터입니다. ‘사람’이 문제라기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진단도 나옵니다. 이래저래 다음 사장 자리 역시 무겁고 위태해 보입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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