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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구나”28번째 나무-거제면사무소 느티나무

거제면사무소 입구 옆에 선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마을 쉼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면사무소를 드나드는 사람이 많은데다 길가 쪽은 버스정류소와 시장, 상가가 몰려있어 거제면에선 여기가 가장 사람이 붐비는 편인데, 그 한가운데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고 있으니 무더운 여름날엔 누구라도 잠시 더위를 식혔다가 간다.

나무 아래 벤치도 한 사람이든 여럿이든 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나뭇잎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와 청량한 매미 소리는 귀를 통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나무는 매우 두껍다. 사람의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 둘레는 4.4m이다. 줄기 한쪽에는 큰 가지가 떨어져 나가 메운 흔적이 있는데 온전했더라면 5m는 족히 넘을 것 같다. 나무 아래서 수관(收管)을 올려다보면 무성한 나뭇잎이 해를 완전히 가렸다. 그 속은 매우 어두워서 마치 큰 숲처럼 끝을 가늠하기 힘들다.

거제시 보호수 관리대장에 따르면 1982년 면나무 12-19-5-2에 지정됐고, 나이는 370년, 키는 8m이다. 또 마을 사람들이 장수와 마을의 번영을 빌기 위해 추석에 햇과일과 곡식으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사람이 많으니 이야기도 꽃이 핀다. 어떤 사람은 이 마을에서 오래 살았을 법한 어르신에게 나무의 나이 등을 물어봤다. 올해로 85세라는 한 어르신 얘기로는 이 나무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심어졌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어르신이 아주 어렸던 7~8세 때에도 이 나무는 큰 덩치로 이 길을 지켰다. 아이 여럿이 손을 잡아야 안을 수 있었다. 당시 아이들은 거제초등학교에 다녔는데 교실이 부족해 기성관에서 수업해야 했다. 칠천도, 장목 아이들까지 이곳에 와서 공부했었다고 어르신은 회상했다.

일제 강점기였던 그때는 일본사람들도 많이 살았는데 현재 면사무소 자리에 그들의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가 있었다고 한다.

기성관 앞에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하늘을 향해 늘씬하게 뻗었다. 이들 역시 느티나무만큼이나 오래 이곳을 지켰다. 기성관의 문주로 병들지도 않고 굳세게 ‘선비’의 품위를 지키고 있단다.

어르신은 그때와 비교해 참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흙길은 아스팔트가 깔리고, 건물은 사라지거나 새 단장했다. 사람은 떠나거나 늙었다. 그 수십 년 동안 변함없는 것은 오직 이 나무들뿐이라고 했다. 이 나무들이 있어 옛날이 더 뚜렷이 생각난다고 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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