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동이 새로운 주거 지역으로 발 빠른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기초 기반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솔솔 나오고 있다.

먼저 수양동 들판을 가로지르는 시도 8호선 도로의 폭이 좁고 차량이 매우 빨리 달려 주민이 걸어서 이용하기에 상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수월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에 따르면 거리가 가까운 수월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때도 큰길은 위험하므로 통학차량을 이용하게 한다. 1년 전 쯤에는 한 할머니가 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아직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는 양정지구에 아이파크 아파트 2개 단지의 공사가 시작되면서 대형 덤프트럭도 가세해 주민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 수양동 들판을 가로지르는 시도 8호선에 대형 덤프트럭이 달리고 있다. 초등학교 인근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나 통학할 만한 인도가 없고, 갓길조차 대형버스가 막고 있다.

이처럼 국도 14호선과 지방도 1018호선 주변으로 수양동의 남과 북이 개발되면서 두 지역을 잇는 가운데 들판지역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또 아파트 주변은 도시 시설이 나날이 갖춰지는 반면, 들판의 기존 자연마을은 골목에 가로등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일부 주민이 상대적 빈곤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마을 인구는 대부분 고령이어서 어두운 밤길은 자칫 사고로 이어지거나, 치안의 사각지대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문제는 인구가 집중된 아파트 지역에서도 드러난다. 학원차량이 아이들을 태워가기 위해 학교 앞에 몰리면서 하교 시간은 일대 도로가 마비되기 일쑤다.

특히 수월초 앞에서 벌어지는 불법유턴과 불법주정차로 인해 아찔한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발생한다고 인근 주민이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당장 이 같은 불편들이 해소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가로등과 관련해 해당지역의 한 주민은 “가로등 불빛이 벼의 생육에 지장을 미칠 수 있다”며 가로등 설치에 따른 문제를 제기했다.

도로에 대해서도 시에 확인 결과, 시도 8호선의 도로 폭을 넓히는 등의 개선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다. 다만 수월교차로(9번교차로)에서 수월중학교를 지나 들판을 가로지르는 ‘수양도시계획도로 3-9호선’을 개설하기 위해 현재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예산 관계로 도로를 한 번에 개선하기는 힘들다”며 “급한 것부터 차근차근 주민 불편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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