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시대라고들 한다. 세상에 믿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도 믿지 못하고, 부모 자식 간에도 믿을 수가 없고, 형제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세상이니, 친구와 이웃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제는 한 수 더 떠서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고까지 한다. 자신도 확고한 가치관이 서 있지 않으니 언제 어느 상황에 변질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참 우리는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다.

거기에 ‘메르스’라는 질병이 온 나라를 강타하고 나니 더욱 불신은 깊어졌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 정확한 정보로 신속히 대처해도 모자랄 판에 이를 어지럽히고 혼자서 좋아라하는 사람까지 있는 실정이라 한다. 편리한 폰은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무수히 많은 정보를 퍼 나르니 불신은 더욱 깊어간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일 거라 예측하면서도 불안해하는 심리는 긴가민가하게 된다. 이를 노린 심술쟁이들은 신이 나서 허위정보를 더욱 많이 양산한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이 같은 불신의 안개에 싸여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한다.

여기에 한 몫 한 것은 역시 정치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신의 골이 깊은 직업인은 정치인이 아닐까. 이들이 체신을 지키며 국민을 계도해야 할 텐데 오히려 혼란의 구렁덩이로 국민을 끌어들이는 추악한 꼴이 종종 보인다. 오로지 당리당략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으니 정확한 판단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선량(選良)이면 선량답게 국민들 앞에서 모범적으로 행동해야 할 텐데 그도 잊고, 지나치게 정적을 이기려는 의도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국민들 앞에서는 시정잡배의 체신으로 막말하기를 주저치 않으니 안타깝게도 불신의 늪에 둥지를 튼 뻐꾸기 꼴이다.
국가 원수에게 하는 말도 막말, 자신이 속해 있는 단체의 장에게도 막말, 직장의 사업주에게도 막말, 부모에게도 막말, 부부지간에도 막말이니 가히 막말천국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일은 막말에 돌아오는 답은 역시 막말이고, 불신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결국 불신의 영토만을 넓히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 뻔하다.

우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터를 있는 그대로 믿어도 되는 세상으로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서로 서로 믿고 신뢰하며 화합하는 세상을 꿈꾸면 안 될까. 의심의 눈초리로 이웃을 바라보지 않고, 믿음으로 기쁨을 함께 하는 이웃이라면 우리의 가슴은 따뜻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고, 행복은 저절로 우리 앞에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그 첫 단초는 자신을 믿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온갖 것들은 다 거짓이 되고 만다. 자기를 믿고, 그 토대 위에서 밖으로 뻗어가야 함이다. 나를 믿는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 있는 그대로 믿고, 자신의 삶을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로 신뢰의 길을 찾아 간다면 우리는 분명 목표 지점인 따뜻한 사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우리에게는 피서철이 다가온다. 어느 곳으로 가면 좋은 추억을 만들까 하고 헤아려야 할 피서객들이 불행하게도 ‘어느 곳으로 가면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는 세상이라면 한참 잘못된 세상이다. 매년 반복되어 온 관광거제의 어두운 이미지를 바꾸어 놓을 절박함에 놓여 있다. 이제 오늘 하루를 변통하기 위한 거짓은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거짓 하나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전국의 피서객들에게 거제 해변을 보여주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금년처럼 질병이 출몰하여 어수선한 때에는 피서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예년처럼 당연히 스쳐지나가는 피서철로만 인식해서는 모자란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홍보 대처가 꼭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홍보사업은 이곳의 관광산업의 미래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곳의 민낯 홍보는 거제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되지만, 나아가서는 우리의 오늘을 치유하는 방법도 된다. 오로지 불신만이 득실거리는 사회에 청량한 쇼크로 작용하여 신뢰의 사회를 열어가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신뢰 속에서 구성원들의 힘이 하나로 뭉쳐질 때 그 사회는 발전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이참에 밝은 사회를 만들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불신을 없애고 신뢰의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구성원들의 작은 마음에서부터 출발함을 기억하면 가능하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