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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지은 오페라 하우스스물한 번째 나무-일운 소동 느티나무

일운면 소동리는 옥녀봉 남쪽 산자락에 있다. 양지바르고 초지(草地)가 풍성해 소골, 우동, 소동몰이라 부르던 것이 지금은 소동(小洞)이 됐다.

마을 위쪽을 올려다보면 거대한 ‘브로콜리’ 하나가 눈에 띈다. 거제시 보호수 관리대장에 나이가 300년 이상이라고 기록된 시(市)나무 12-19-1이다. 느티나무이며 1982년 7월에 지정됐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나무 그늘에 들어서자 마치 천장이 둥근 오페라 하우스에 선 것 같다. 어째서 나무로부터 건축물 느낌을 받았을까. 답은 이 나무의 독특한 형태에 있다고 짐작한다.

먼저 이 나무는 매우 크다. 쭉 뻗은 가지가 마을 아래까지 덮을 기세다. 보호수 안내판에는 나무둘레가 6.5m라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측정하기 곤란하다. 중심 줄기가 없고 뿌리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줄기가 솟아서다.

거의 무릎 높이에서 줄기가 갈라지는데 이 부분 둘레가 9m에 이른다. 땅에 드러난 뿌리의 범위는 가진 장비로는 측정 불가. 밑동 둘레만 본다면 지금껏 취재한 나무 가운데 단연 최대 크기다.

가운데 줄기가 없는 것은 매우 독특한 수관(樹冠·나무 형태)을 형성한다. 사방으로 비스듬히 뻗은 큰 줄기에서 잔가지들이 그물을 쳐 잎으로 둥근 지붕을 덮었다. 한마디로 우산에 우산대가 없으니 천장 아래가 텅 빈 ‘돔(dome)’이 돼버린 것이다.

또 잎사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햇살은 마치 조명처럼 나무 아래를 비춘다. 가운데 줄기가 없기 때문에 빛이 골고루 퍼진다. 이 덕분에 덩치가 매우 큰 나무임에도 다른 나무와 비교해 그늘이 밝다.

나무 아래서 휴식을 즐기던 모 씨는 한 그루가 아니라 적어도 세 그루가 엉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마을 주민은 한 그루가 그렇게 독특하게 자라난 것이라고 확신했다.

소동마을에선 아직도 이 나무와 마을 중심에 있는 노거수에 당산제를 지낸다. 거제에서 당산나무에 제를 올리는, 얼마 남지 않은 지역인 것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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