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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전설을 찾아서사등면 청곡리-형제섬


거제 지역 최고의 지석묘 군락지인 사등면 청곡리는 예부터 경상도 바다와 전라도 내해를 잇는, 부산과 여수의 뱃길에 위치해 많은 배들이 지나는 곳이었다.

청곡리 앞바다에는 마치 여인의 가슴처럼 생긴 나란히 떠 있는 섬이 있는데, 싸리섬(쌀섬)과 범섬(호랑이 섬)이다. 이 곳에는 먼 옛날 우애와 효심 깊은 형제의 눈물겨운 사연이 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청곡마을 사람들은 이 섬에 깃든 전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에게 ‘싸리섬’과 ‘범섬’이 형제섬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묻자 대부분 “저 두 섬이 싸리섬이고 범섬인줄은 알겠는데 형제섬인줄은 몰랐다”며 “형제섬은 통영시 광도면 지도 앞에 있는 섬인데 혹시 착각 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마을 사람들은 범섬은 섬 입구에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범섬이라 불리고, 싸리섬은 싸리나무가 많고 예전 쌀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서 싸리섬이라 부른다는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거제도설화전집(1994·거제문화원)과 사등면지(2009년·사등면지편찬위원회)에는 다음과 같이 형제섬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형제섬(싸리섬과 범섬)

아주 먼 옛날 청곡리 청포마을에 정다운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제는 우애가 남달랐을 뿐 아니라 효심이 지극하기로 온 고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형제는 불치병에 걸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오랜 어머니의 병수발로 늘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봄이 되자 양식이 떨어진 형제는 바다건너 고성까지 양식을 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고성은 들이 넓어 거제보단 양식을 구하기 쉬워서였다.

음력 2월로 풍신(風神)제를 올리는 시기여서 바람이 거세게 불어 뱃길이 위험했지만, 어머니를 굶길 수 없었던 형제는 작은 통구미배를 타고 고성에 양식을 구하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우애 좋은 형제는 위험한 뱃길을 서로 건너겠다고 다퉜다. 이를 본 어머니는 “굶어 죽어도 좋으니 둘 다 위험한 길을 떠나지 말라”며 두 형제를 한사코 말렸다.

형제는 어머니의 청에도 불구하고 둘 다 위험한 뱃길에 올랐다. 하지만 바다 건너 고성 땅에 도착해 양식을 구한 형제가 집 앞에 도착했을 무렵 거센 바람이 형제의 배를 덮쳤다.

형제는 배가 뒤집혀 물에 빠져 죽는 순간에도 쌀자루를 놓치지 않고 어머니를 애타게 불렀다.

형제는 천지신명에게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풍랑은 인정도 없이 형제를 깊은 바다 속으로 삼켜버렸다.

병든 홀어머니를 남겨두고 저승으로 갈 수 없었던 형제는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섬으로 변했는데 이 섬이 효자섬, 또는 형제섬이라 불리는 싸리섬과 범섬이다.

싸리섬은 풍랑에 휩싸여 죽는 순간에도 쌀자루를 놓지 않은 형제의 한이 서려 쌀자루 모양을 닮았다고 하며, 지금도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어머니를 애타게 부르는 형제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한편 청곡마을 앞바다에 위치해 거제와 더 가까운 싸리섬과 범섬은 행정구역상 통영시 도산면에 속한다.


※‘거제의 설화를 찾아서’는 이번호를 끝으로 마칩니다. 다음 호부터 더욱 알차고 새로운 코너로 찾아뵙겠습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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