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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곡만 매립결정을 되짚는다기획: 지역 언론으로 본 거제해양플랜트산업단지 A to Z

사곡만 매립을 통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거제시는 개발에 따른 경제효과, 고용효과 등을 기대하며 홍보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산단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불분명한 밑그림과 거제에서 비리를 저지른 기업과의 협상, 그로 인해 삐걱대는 특수목적법인 설립 등 불안요소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선 애초 사곡 해수욕장을 없애고, 공단을 짓는다는 구상 자체가 틀렸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새거제신문은 그간 지역 언론이 보도한 관련 기사를 추려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되짚어봄으로써 국가산단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자 세 차례의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사곡만
● 거제해양플랜트 산업단지 추진
정부는 지난해 12월 17일 국무총리 주관으로 제6차 국토정책위원회를 열어 밀양(나노), 진주·사천(항공), 전주(탄소) 등과 함께 거제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를 2015년부터 국가산단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개발방안에 따르면 거제해양플랜트 특화단지는 사업비 1조 2664억 원을 투입해 사등면 사곡리 766-2번지 일원 115만평(381만㎡)을 개발한다. 구상도에는 사곡마을 해변에서 금포마을 앞바다까지 포함된다. 이 가운데 산업시설 용지는 57만 5000평(190만㎡)이다.

▲ 해양플랜트국가산단 현황도
▲ 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위치도

● 사등면 사곡리 모래실 마을
사등면 사곡마을은 마을 앞에 모래벌판이 펼쳐져 있어 ‘모래실’이라고 불린다. 사등면지에 따르면 모래가 곱고 달빛이 아름다운 항구라는 뜻에서 조선실록에는 ‘사월포(沙月浦)’라고도 했단다.

한국전쟁 때는 포로수용소를 짓기 위해 해변의 모래뿐만 아니라 주변 논까지 파내 그 아래 모래를 퍼다 썼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신현읍 청사 등 공공건물을 짓는 데 쓰여 한때는 자갈만 뒹구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나중에 하동 섬진강 모래를 퍼와 되살리는 노력이 있었으며, 1996년에는 해양스포츠 단지를 조성하고, 그해 세계 윈드서핑 대회를 여는 등 관광 목적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거제에서 도심과 가까운 모래해변 가운데 하나인 사곡 모래실은 여름 피서철에는 해수욕장으로, 평소에는 인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 산업단지로 눈 돌리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9개월 앞 둔 2009년 9월, <거제신문>은 민선5기 거제시장 출마 예정자들을 인터뷰했다. 여기서 지역 언론에서 처음으로 사곡만 매립을 겨냥한 정치적 목적의 ‘산업단지 조성’이 등장한 걸로 보인다. 발언의 주인공은 권민호 현 거제시장이다.

사곡만 매립 시도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거제신문 인터넷판은 2006년 8월 9일 ‘(주)보광이 그간 3차례에 걸쳐 추진한 사등면 사곡지구 매립계획이 끝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주)보광은 2000년 7월 사등면 사곡지구 19만 9700㎡에 공장용지 및 주거용지를 조성하겠다며 사곡매립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했으나, 해수부는 환경보전지역 및 수자원보전지구의 해양생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유로 이를 반려했다.

다음 해 8월엔 21만 8100㎡에 관광레저시설 및 위락시설 설치 목적으로 기본계획 반영 요청서를 냈고, 해수부는 같은 이유로 반려했다. 2005년 3월엔 규모가 커졌다. 사곡만 91만 8546㎡에 관광레저시설 및 위락시설을 지으려 했지만, 이듬해 7월 해수부는 “사곡지구는 전형적인 조간대(潮間帶:만조선과 간조선 사이를 차지하는 지대) 지역으로 해역의 해양환경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등 해양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역시 반려했다.

조선소 부지로 선택받기도 했다. <새거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2006년 호남 대표 기업인 대주그룹이 사등면 청곡리 일원에 중형조선소 건립을 추진하며 경남도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룹 측은 “청곡만 일대는 400여건의 각종 어업권이 산재, 어업피해 보상금만 2000억 원이 넘는 등 사실상 사업성이 없다”면서 “자체 검토 결과 사곡만 일대가 적지로 꼽혔다”고 거제시에 해안매립 협조를 요청했다.

이때는 김한겸 전 시장이 “사곡만은 요트경기장이 있는데다 이미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아 매립을 통한 조선공단 조성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룹 측은 같은 해 9월 끝내 사업을 포기했지만 사업예정지의 땅값이 두 배나 오르고, ‘묻지마’ 투자가 판치는 등 상당한 휴유증을 낳았다. 일부에선 구체적 복안 없이 3번이나 사업예정지를 바꾸다 사업을 포기한 행태를 보고 본래 목적은 땅장사가 아니었나하는 비판도 일었다.

이 같은 과거 사례에서 주목할 것은 공단, 주거, 관광, 투기 등 용도야 무엇이 되던 민간사업자가 사곡만 매립을 탐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정부(해수부)와 지자체(거제시)가 지켜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당시 권민호 출마 예정자의 포부는 파격적이다. 행정이 막은 사곡만 매립을 행정의 수장에 올라 판을 뒤엎겠다는 것이다.

거제신문과 인터뷰 당시 권 시장은 “조선산업에서 지속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조선 관련 ‘대규모 배후산업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협력업체가 중국이나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간다. 그에 따른 물류비용의 증가로 조선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했다.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거제의 조선산업이 고부가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듬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예비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보다 구체화된다. 권 시장의 ‘산업단지 조성’도 사업비 3000억 원을 투입하는 ‘공영개발방식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다듬어졌다. 그리고 선거에서 권 시장은 민선5기 제7대 거제시장에 당선된다.

다음 호에 계속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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