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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뜻을 거스른 시의원들유진오 /본지 고문

S형!
거제시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입니다. 지난해부터 권민호 시장이 열정을 갖고 추진하는 이 사업에 대해 고현항을 메워 신시가지를 조성하는데 ‘절대 반대’라며 지난해 창립된 ‘고현항매립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배진구 / 고현성당 신부)’는 벌써 10개월째 거제시청 앞과 고현시장 네거리 등지에서 반대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장기화된 이 갈등은 지난해 시민의 뜻을 거스른 시의원들이 불씨를 지핀 것입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제22조4항)은 매립 기본계획 수립 또는 변경을 할 때는 반드시 해당 지방의회의 의견이 제시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거제시의회는 지난해 6월26일과 27일에 산업건설위원회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찬성의견(조건부)제시’를 가결해 고현항 재개발사업 추진에 불을 붙였습니다.

S형!
거제시의회의 ‘찬성의견 제시’ 가결은,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일을 저지른 시의원들은 제6대 거제시의원으로서 임기는 2010년7월1일부터 2014년6월30일까지입니다. 임기를 3, 4일 남겨두고 해치운 것입니다. “법적으로 임기중에 의원의 권한을 행사한 것인데 무슨 소리냐”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이가 있다면, 법이 안고 있는 사리(事理)를 외면하거나 오해한 것입니다. 시의원은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판단하고 주장하는 것이 온당합니다. 거제시민들은 지난해 6월4일에 치른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2014년7월1일부터 2018년6월30일까지 4년 동안 시의원으로 활동할 제7대 거제시의원 15명을 이미 선출했습니다.

지난해 6월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57분까지 회의를 계속한 산업건설위원회에 출석한 7명의 의원 중 과반수인 4명은, 22일 이전인 6.4선거에서 시민들로부터 ‘제7대 시의원’으로 선택받지 못하고 낙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S형!
대통령 이취임식은 5년마다 2월25일에 거행되지만 60여일 이전인 12월 하순에 새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 물러날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의례적인 사안만 재가(裁可)하고 장기적인 국가 정책수립은 물론 그 집행도 하지 않습니다.
국정 운영도 이러한데 하물며 지방자치단체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과제의 선정이나 대규모 개발사업의 시행에 따른 의회의 동의(同意)여부는 당연히 새 의원들에게 맡기는 것이 도리입니다.

법적으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주장은, 문서의 형식을 갖춰 공포된 법률인 성문율(成文律)만 알고 오래도록 서로 납득해 지키고 있는 불문율(不文律)은 전혀 모르는 경우입니다.

S형!
리아스식 해안이 지리적 특성인 거제도의 중심항, 고현항을 18만평 가량 매립해 18만5천6백여 평의 부지를 조성, 신시가지 건설을 위한 개발 사업이며, 사업비가 7천3백80여억 원(추정)이 드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거제시 발족 이래 최대 최고의 건설 사업입니다. 임기를 불과 3, 4일 남긴, ‘떠나는 시의원’들이 ‘감 놔라, 배 놔라’고 할 의안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본회의는 산건위가 있은 다음날인 27일 오후4시부터 열려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변경요청에 따른 의견 제시의 건’이란 의안을 ‘만장일치 찬성의견 제시(조건부)’로 가결했습니다. 이날 본회의 참석 의원은 13명이었습니다.
거제시의회 재적의원은 15명이지만 지난 6.4선거에 도의원 출마를 위해 2명이 사퇴한데 따른 것입니다.
13명 중 6명은 6.4선거에서 제7대 의원으로 당선되어 시의원을 4년 더 계속할 의원이었지만 절반이 넘는 7명은 6.4선거에서 낙선했거나 불출마(2명)로 사흘 뒤면 거제시의원을 그만둘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거제시의회 구성원(재적)의 과반수가 이미 거제시민들로부터 선택 받지 못한 사람들인데도 거제시 개청 이래 최대 최고의 개발사업을, 그것도 시청 소재지 거제의 중심 항만을 메워 신시가지를 조성한다는 의안에 대해 ‘조건부 찬성 의견’ 제시를 의결한 것이 우선 상식에 맞는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S형!
산건위의 심리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이 거제시 간부들에게 “7대 의회에서 처리해도 큰 문제가 없는데 2, 3일 뒷면 그만둘 의원들에게 밀어붙이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기도 한 사실이 속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해수로부터 경남도를 거쳐 ‘거제시의회의 의견을 받으라’는 공문을 거제시가 접수한 시기는 2O14년5월2일이 었는데 ‘왜 50여일 덮어두었다가 임기가 끝나기 3, 4일전에 밀어붙이느냐’는 항변이었습니다.

거제시 간부들은 의원들의 다그침에 “5월은 선거가 치러지는 시기였고, 7월쯤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가 열릴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었습니다.
해수부에 따르면 중앙연안관리심의위는 지난해 9월23일 열렸고, 고현항 매립계획 변경안 심의는 ▲대면심의가 10월23일에 ▲서면심의는 10월27일부터 10일간 실시되었다는 것입니다.

거제시의회의 ‘의견제시’는 제7대 의원들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9월쯤 결정했어도 해수부의 행정 처리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거제시가 임기 말 시의원들에게 ‘의견 제시’를 밀어붙인데 대해 거제에서 개업중인 한 변호사는 “파장 무렵에는 물건 값이 싸다는 속설이 서린 ‘파장(罷場)의 한탕’을 노린 게 아닌지”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S형!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장 한상우 교수(공공정책대학원 / 지방자치학)는 “시의원들은 법적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자신을 선출해 준 시민들에게 정치적 도의적으로 권한을 온당하게 행사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교수의 지적은 법률적으로는 임기가 3일 남았지만, 정치적으로는 6.4선거에서 시민들로부터 재신임을 얻지 못해 낙선했거나 불출마로 의회를 떠날 의원 수가 재적의 과반수이고, 이미 임기 4년의 새 시의원 15명이 당선증을 받고 등원을 기다리는 터에, 도의적으로는 공사비 7천3백여억 원을 들여 6년에 걸쳐 넓은 바다를 메운다는 장기 개발 사업을 3일 뒤면 시의회를 떠날 시의원들이 ‘하라, 말아라’라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온당한 권한행사’인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풀이됩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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