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12월 7억 4500만 원을 들여 만든 '임진란 거북선', 현재 관람시설을 폐쇄한 상태다.

수십억 원 들여 만든 거북선 2척 방치 수준

거제시가 혈세 수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 2척을 사실상 내버려두다시피 해 관광자원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시는 지난 2011년 경남도가 ‘이순신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만든 이른바 ‘짝퉁거북선(1592년 거북선)’과 이듬해 거제시가 발주한 ‘임진란 거북선’이 각각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과 옥포항에 인양·정박돼 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조선해양문화관에 육상전시 중인 거북선은 지난 2011년 6월 충남 서천 금강중공업에서 만들었다.

이 거북선은 애초 국산 금강송으로 만들 계획이었는데, 미국산 소나무를 썼다는 의혹이 불거져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는 등 한동안 시끄러웠다.

이후 거제시가 인수해 승선체험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내부관람 및 승선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돼 있다.

▲ 지난 2011년 6월 충남 서천 금강중공업에서 만든 일명 '짝퉁 거북선', 인수 후 승선체험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내부관람 및 승선 시설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또 옥포항에 정박 중인 ‘임진란 거북선’은 거제시가 역사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7억 4500만 원을 들여 만든 뒤 그 다음해부터 옥포항에서 전시 및 체험승선용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옥포항 매립 공사가 진행되면서 부잔교 미설치 등 안전상의 이유로 1년 가까이 시설을 폐쇄한 상태다.

거제시가 보유한 거북선 2척 모두 원래 목적과 달리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조선해양문화관에 인양된 거북선은 애초부터 복원을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람에 부적합한 부분이 있어 현재 내부 관람보다는 외형만 관람하는 방향으로 전시돼 있다”며 “옥포항 거북선은 현재 정박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 폐쇄했을 뿐 정박 장소가 정해지면 언제든 전시 및 관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옥포항에 정박중인 '임진란 거북선' 내부에 빗물이 스며들어 바닥과 전시물이 젖어있다.

임진란 거북선 제작을 추진했던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임진란 거북선은 최근 옥포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가칭 거북선 공원(오션플라자 맞은 편 공터)에 인양해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거북선 내부 전시시설을 확충하고, 거제문화원에 보관된 옥포대첩기념제전 의상 등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체험 및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람입구가 폐쇄된 '임진란 거북선'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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