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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떠난 자리에 벚꽃이 가득 피어열 번째 나무-장승포 해안로 벚꽃길

4월이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은 벚꽃에 흠뻑 취한다. 언제부터인지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 키 작은 봄꽃들을 제치고 벚나무가 ‘봄의 제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분위기로 봐선 이미 차지한 게 아닐까.

거제도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예전엔 삼성중공업 정문이나, 학동 고개, 아주동 대로 등 대여섯 곳에 벚나무 가로수길이 집중돼 꽃놀이를 즐겼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인구가 늘고 대단지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자 도심 가로수가 대부분 벚나무로 교체되고, 단지 내에도 벚나무가 조경수로 식재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거제시 통계에 따르면 거제지역 가로수 5만 722그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종(樹種)은 동백나무로 1만 7445그루이고, 1만 2904그루인 벚나무가 다음으로 많다. 아파트 단지나 산업단지 안, 공원, 각 주거지의 나무를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불어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벚꽃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섬진강 줄기 따라 피어난 하동 10리 벚꽃길이나, 벚꽃터널을 달리는 기차가 일품인 진해 경화역도 볼만하지만, 해안선을 따라 연분홍 띠를 두르는 거제 벚꽃도 이들에 견줄만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섬을 사랑한 나무’ 10편에서는 장승포 해안로에 심어진 벚나무 600그루를 소개해본다.

이들은 거제시 가로수 통계자료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안로가 사실 도로가 아닌 공원지역에 포함된다는 게 시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이 나무는 거제시나 장승포동이 행정차원에서 조성한 것이 아닌, 팔순(八旬)의 한 출향인이 고향을 그리워한 마음에 기증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장승포 출신 윤종문 (82·부산)씨는 지난 2000년 자비를 들여 장승포 해안로에 3년생 왕벚나무 600그루를 기증했다. 2013년에는 훼손된 기념비를 새로 세우면서 지인들을 초청해 제막식을 열기도 했다.

윤 씨는 제막식 당시 “10여 년 전 고향을 찾아보니 해안로가 새로 생겨 이곳에 벚나무를 심으면 고향 사람들이 반기겠다 싶어 왕복 6km 구간에 벚나무를 심었다”며 “주민들이 벚꽃을 구경하며 기분 좋게 산책하는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지난 2일 윤종문 씨와 다시 연락이 닿았다. 윤 씨는 올해 만개한 벚꽃을 아직 보지 못했단다. 그는 “병이 들어 훼손된 나무가 적지 않아 이번 주말 거제에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 새로 심을 모종을 고민할 것”이라며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길이 될 수 있도록 거제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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