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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와 굳은 약속의 상징, 외간 동백나무여덟 번째 나무-거제면 외간 동백나무

▲ 외간 동백나무 부부와 이를 심은 이두징의 후손 이정묵 씨
거제면 외간리에 경상남도 기념물 111호 동백나무가 있다. 거제시에는 나무 관련 시도기념물이 외간 동백을 비롯해 제95호 장승포 덕포리 이팝나무와 제112호 한내리 모감주나무군, 제113호 명진리 느티나무, 제239호 윤돌섬 상록수림 등 총 5개가 있다.

외간 동백을 소개하기엔 지금이 최적기다. 나무 앞 안내판에 따르면 3월 말 이 나무에서 새빨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외간마을은 거제농업개발원에서 둔덕면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나온다. 외간마을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이 있고, 그 위에 동백나무 표지판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길 끝에는 제법 널따란 주차공간이 있고 야트막한 돌담 너머로 집채만 한 동백나무 두 그루가 보인다. 안내판은 나무의 높이가 7m이고, 두 나무가 동서로 마주보고 있어 부부나무로 불린다고 소개하고 있다. 수령은 300살로 추정하는데 전주이씨 효령대군(세종대왕의 둘째 형) 9대손 이두징이 입향 기념으로 심었다고 한다.

이두징의 후손 이정묵 씨가 나무와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어 만날 수 있었다. 이 씨는 “옛날에는 지금처럼 잘 정비되지 않았고 남의 밭 한 가운데 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며 “동네 사람들이 결혼할 때 죄다 이 동백꽃을 꺾어가기도 하고, 머릿기름으로 쓰기 위해 열매를 주워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시사철 푸른 상록활엽수인 동백꽃은 전통혼례에서 굳은 약속을 상징하기도 한다.

1991년 12월 23일 시도기념물로 지정된 뒤 최근 주변 밭을 사들여 조그마한 공원형태로 꾸몄다. 그러나 밭에 비료를 먹고 자랄 때 보다 영양분이 부족해져 마른 가지가 늘고 꽃도 예전만큼 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동백은 손톱만한 꽃봉오리를 가득 맺고 있었다. 이렇게 한껏 웅크리고 있다가 3월말 한꺼번에 흐드러지게 핀다고 하니 그 때를 놓치지 말고 다시 찾아와봐야겠다.

동백(冬柏)은 하늘에서 피고 땅에서 한 번 더 핀다고 한다. 떨어지고서도 생기를 잃지 않아서인데 이를 본 옛 선비들은 각자 제 나름대로 의미를 붙인 것 같다.

시들지 않은 채 목을 떨어뜨리는 모습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절개를 비유하기도 하지만, 귀양살이 선비에겐 제 신세가 비쳐져 뿌리째 뽑히는 혹사를 당했다는 설도 나무 관련 서적에서 발견된다.

또 한 겨울에 꽃을 피우는 처연함이 가난한 선비에 비유돼 한사(寒士)라고도 한다. 꽃의 수정을 돕는 벌과 나비 없이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것은 동박새 덕분이요, 그래서 조매화(鳥媒花)에 속하기도 한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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