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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효자·열녀의 마을, 산촌 팽나무여섯 번째 나무-동부면 산촌마을 팽나무

▲ 동부면 산촌마을 보호수 팽나무
동부면에서 거제면을 넘어가기 직전, 혹은 거제면에서 동부면으로 넘어가자마자 그 길목에 팽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정확히는 지방도 1018선과 산촌1길이 만나는 곳이다. 동부면지에는 이곳을 산촌마을 입구 ‘벅시걸(*거제지명총람에는 '벅수(장승)거리'로 기록)’이라고 하는데, 예전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세워 놓았던 곳이라고 한다.

나무 앞에는 보호수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으며, 지정번호는 ‘마을나무 12-19-4-2-6’이다. 소재지는 동부면 산촌리 285-1이고, 산촌마을에서 관리한다. 또 나이는 230살, 높이 12m, 둘레 4.8m라고 소개하고 있다.(*동부면지는 둘레 5.2m, 수령 250년)

가슴높이 둘레는 자로 직접 재어보니 5.4m로 꽤 두껍다. 나뭇가지는 사방으로 10m 정도 쭉 뻗었다. 지난번 소개한 대금마을 팽나무는 가지가 수평으로 뻗어 있어 활짝 편 ‘접부채’처럼 보인다면, 이번 팽나무는 지면에서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뻗어 있어 둥근 ‘둥글부채’ 모양이다.

아쉬운 것은 도로변에 전신주와 나란히 줄이어 있어 전깃줄 때문에 전체 수형(樹形)이 어지러워 볼거리가 떨어진다.

다만, 가지가 갈리는 밑동은 눈여겨 볼만하다. 일반 성인 남자의 머리 높이 부분에서 큰 가지가 다섯 갈래로 갈리는데 그 중심이 움푹 파여 있다. 마치 오므린 채 손가락을 쭉 편 손바닥처럼 보인다. 엄지손가락, 혹은 새끼손가락 자리에 있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는 잘려나갔다. 원형을 보존했더라면 산촌1길을 완전히 가로막았을 것이다.

▲ 큰 가지가 다섯 갈래로 갈라져 사람 손모양처럼 보인다.

팽나무 특징이 그렇듯 이 나무도 살집이 녹아 흘러내리는 듯하다. 또 밑동 절반만 덱(deck)으로 쉼터를 만들어 놨는데 나머지 절반에 드러난 뿌리는 구렁이 수십 마리가 엉켜 꿈틀대듯 역동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동부면지에 따르면 이 나무는 마을 농사에 길흉을 점쳤다. 나뭇잎이 일제히 피면 모심기를 제때 잘하고, 두세 차례 나누어 피면 비가 오지 않아 여러 차례 모를 심고, 잘 피지 않으면 그해는 흉년이 들었다고 한다.

▲ 의춘옥씨열행기실비
한편, 산촌마을은 충절의 마을, 또는 효자·열부의 마을이라고 한다.

팽나무 바로 옆에는 의춘옥씨열행기실비가 세워져 있다. 동부면지에 관련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조선 말 거제면 옥산마을에서 태어나 19살에 산촌마을 송재희 후처로 시집온 의령 옥씨 부인이 주인공이다.(*의춘은 의령의 옛 이름)

송 씨는 부자였으나 55세까지 자식이 없었다. 옥씨 부인은 집에 보탬이 되고자 송 씨에게 시집갔으나, 송 씨는 다음 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옥씨 부인은 20세 젊은 나이에도 절개를 지켰다고 한다.

부인의 열행이 알려져 1919년 경남도에서 열행 표창을 내렸고, 산촌마을과 송씨 가문은 부인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해 열행비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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