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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령재' 길목지기 100살 팽나무세 번째 나무-김 현령재 팽나무

섬을 사랑한 나무 이야기 세 번째 주인공은 거제시 종합운동장 팽나무다. 시 노거수 현황 자료 첫 줄에 있는 이 나무는 나이 100살에 높이 14m, 가슴 높이 지름은 1.4m로 기록돼 있다.

그런데 어디 있다는 걸까. 운동장 주변엔 조경수가 적잖이 심어져 있고, 산 아래 지역이라 자연 초목도 남아있어 특정 나무를 멋대로 가려낼 수 없었다.

2006년 6월 발행한 신협읍지 ‘자연과 지명’ 편에 소개하고 있는 노거수 가운데 ‘김 현령(縣令)재 입구 팽나무’가 같은 나무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책에는 “신현읍 고현리 905-1번지에 가슴둘레 1.5m, 나무높이 11m의 팽나무가 있다. 운동장 위편 김 현령재 입구에 있으며, 나무 아래에 평상을 설치해 많은 등산객에게 좋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짧게 기록돼 있다. 현재 보조구장 일부 지번이 ‘905 1체’인 것으로 미뤄 ‘종합운동장 팽나무’는 이 나무가 틀림없어 보인다.

시에 재차 확인했으나, 담당자는 보호수와 기념물은 관리주체가 있어 지번을 알 수 있지만, 노거수는 시가 직접 관리하지 않으니 해당 면동이 잘 알고 있을 거란다.

고현동도 매한가지였다. 지난 7일 시로부터 마을 노거수 건강 상태를 확인하라는 공문이 내려와 운동장 일대를 뒤졌으나 찾지 못했고, 거제중앙로 15길에 있는 고목이 눈에 띄어 같은 나무로 삼았다. (이 고목 또한 도심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지표 노릇을 하고 있어 다음에 소개하고자 한다.)

고현동 역시 이 나무를 찾았던 터라 신협읍지 내용을 알려주니 추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정적인 실마리는 고현동에서 8년간 산불감시요원을 한 김동주(69) 씨가 내놨다.

지난 26일 김 씨의 안내에 따라 신상근 고현동장 및 직원들과 운동장 보조구장에 가보니 화장실(거제공고 오르막길 오른편) 옆에 고목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운동장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낯이 익은 평범한 나무인데, 내력을 알고 다시 보니 굵직한 몸통과 온몸에 번진 푸르누런 이끼 등이 예사롭지 않았다.
또 몇몇 큰 가지가 구멍이 숭숭 뚫린 채 썩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늙고 쇠한 나무임을 알 수 있었다.

팽나무는 가지가 사방을 향해 굽이쳐 뻗치기에 그 수형(樹形)이 화려한 편이다. 이 나무 역시 가지가 제 멋대로 났는데, 특히 따로 난 가지가 붙은 건지, 한 가지가 벌어진 건지 원인을 상상하게 만드는 구멍이 인상 깊다.

▲거제공고 오르막길 오른편 화장실 옆에 있는 팽나무와 김 현령치비
▲ 가지 사이에 난 구멍이 인상깊다.
▲이 나무를 찾기 위해 고현동 직원들과 산불감시요원이 함께 나섰다.

이튿날 아침 다시 찾은 운동장에서 마침 게이트볼을 하고 있던 김운태 할아버지로부터 보조구장이 예전엔 저수지였고(사진 참고), 현재 계단 쪽에 있던 팽나무를 화장실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팽나무 곁에는 김 현령치비와 이전 기념비가 있다. 비문에 따르면 숙종 14년(1688) 거제현령으로 부임한 김대기 공은 고현리 서문에서 계룡산 북단과 옥산리 화원을 경유해 거제면까지 이어진 길을 만들어 교통을 편리하게 했다.

그런데 그 무렵 전염병이 유행했는데 관찰사는 그 전염병이 길을 만들기 위한 부역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해 그 책임을 현령에게 물어 파면시켰다. 그러나 고을 백성들은 오히려 그를 더욱 추모해 그 길을 김 현령재라 불렀고, 이후 김 현령의 후손이 그 내력을 돌에 기록했다.

비석은 신현중로 2-5호선 개설로 인해 지금 이 자리로 옮겼고, 이전 기념비도 함께 세웠다.

▲ 김 현령치비와 이전 기념비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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