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창조전설은 인간이 사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자연물 또는 자연현상이 비롯된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이다.

하늘에 떠 있는 해·달·별, 땅 위에 산·고개·강·연못·바위·굴, 그리고 바다의 섬, 만(灣) 등이 그 자리에 있게 된 유래를 설명하는 전설들이 주로 이 범주에 속한다. 지형 및 지명의 유래담이나, 동·식물의 형상 및 이름 유래에 관한 전설도 여기에 속한다.

내륙 지방에서는 주로 산이 걸어가거나 떠가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도서 지방에서는 섬이 이동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섬이 떠내려간 설화에는 보통 여성이 등장하는데 거제지역 관련 설화에도 여인이 섬이 떠내려 가는 것을 발견하고 “섬 떠내려 간다”고 말하자 섬이 멈춰 섰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학계에선 설화 속 여성의 등장을 생명잉태나 출산행위 등 자연적 능력이 신앙이나 전설에 깃든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의 유인도와 63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는 거제지역에도 섬이 떠내려간 전설은 곳곳에서 전한다.

지역별로 보면 장승포 배암지섬, 장목면 관포 닭섬, 연초면 방아고섬(사도섬), 사등면 고개섬, 사수도, 범벅섬, 괭이섬, 일운면 윤돌섬과 내도와 외도, 조라섬, 거제면 산달도, 둔덕면 딴녹섬 등이다.

또 독봉산의 경우 섬이 떠내려가 산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이는 주로 내륙지역에 전해오는 산이 이동한 전설과 도서지역에 주로 전해오는 섬이 떠내려 온 이야기가 섞인 예다.

섬이 떠내려 온 이야기와 다르지만 거제지역의 생김새를 잘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소개한다.

거제 지형(地形) 자랑

옛날부터 거제 사람이 육지에 가면 육지 사람들은 거제사람을 ‘섬 촌놈’이라고 무시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육지 사람들의 놀림을 보다 못한 거제사람이 육지 사람들에게 거제 지형 자랑을 했다.

“야이 놈들아 거제가 섬이라고 무시하는데 거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느냐?”
“무릇 사람의 몸이 일곱 끝으로 나뉘는 것과 같이 거제도(島)도 일곱 개로 나누어 생겼다.”
“둔덕에 가면 아지랑 끝이 있고 그 밑에 등성이 끝, 또 그 밑에 다대포 끝, 구조라 끝, 양지바위 끝, 그리고 비드내 끝 그리고 견내량 끝있다.”
“이뿐인 줄 아느냐 가조도엔 쇠로된 다리도 있고(가조도 유교마을에 놋쇠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놋쇠 유(鍮)자에 다리 교(橋)자를 사용해 마을이름이 유교리다), 구천동엔 동네가 구천 개나 있고 칠천도엔 내천이 일곱 개나 있다”고 호령했다.
그 후 육지 사람들은 거제 사람들을 ‘섬 촌놈’이라고 놀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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