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귀울림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건강한 사람도 완전히 조용한 방으로 데려가서 무슨 소리가 나지 않느냐고 물으면 열에 일곱, 여덟 정도는 ‘윙-’ 또는 ‘식-’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대답한다. 이런 것은 살아있다는 증표라 할 현상으로 병이 아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는 그런 것까지도 모두 포함시켜서 귀울림(이명)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이 그냥 방치해 두어도 괜찮은 귀울림도 있지만, 심각한 병의 시작일 수도 있다.

귀울림을 알기 쉽게 분류해 보면 타각적인 귀울림과 자각적인 귀울림으로 나눌 수 있다. 즉 남의 귀에도 들리는 귀울림과 자기 자신에게만 들리는 귀울림이다. 물론 남의 귀에도 들린다고 해서 떨어져 있는 사람까지 들린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보조적인 방법을 사용했을 때 다른 사람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타각적인 귀울림은 귀 부근의 근육이나 혈관, 이관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것도 있고, 귀지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근육에서 들려오는 것은 음식을 꿀꺽 삼킬 때 사용되는 목 근육의 경련 등이 주된 원인이다. 귓속의 작은 근육이 경련을 하고, 그 때문에 고막이 흔들려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귀 가까이에 있는 핏줄의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는데, 핏줄이 관계될 때는 좍좍 소리가 맥박의 리듬과 일치해서 나게 된다.

자각적인 귀울림은 그에 비해 좀 더 복잡한 경우가 많은데, 한의에서는 허증과 실증으로 구분해서 파악하고 있다. 실증은 스트레스로 인한 간화(肝火)가 상승되고 경락이 울체되는 경우이다. 주로 귀에서 높은 음의 소리가 나는 수가 많고, 발병기간이 짧으며, 원인이 스트레스로 명확한 경우에 해당한다. 허증은 오장육부 중에서 비폐(脾肺)가 허하거나, 신장이 허한 경우이다. 허증이므로 오래되었고, 매미소리 같은 게 난다고 하고,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복용중인 약물로 인한 경우, 종양이나 전신질환에 의한 경우 등도 있지만 대체로 한방치료의 범주로 삼는 것은 위와 같은 허증, 실증에 따른 것이다. 청각 신경 계통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이명은 허증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잘 호전되지 않는다.

귀울림을 치료할 때도 역시 허증, 실증에 따라 사용하는 사용하는 한약 처방을 달리하게 된다. 근육 문제로 인한 경우나 신경성, 기운이 울체된 귀울림의 초기에는 침 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상당기간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를 했거나, 허증인 경우는 치료기간도 더 오래 걸리고 한약처방과 침 치료를 같이 시행해야 한다. 특히 전형적으로 신장이 허한 경우에 치료기간을 더 오래 잡게 된다.
밤에 고요할 때만 들리는 귀울림, 정신을 집중해야 비로소 희미하게 들리는 귀울림, 몇 초만에 사라져 버리는 짧은 귀울림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귀울림이 오래 지속되거나 고통을 느낀다면 의료인의 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아울러, 스트레스는 귀울림의 한 원인이면서 악화인자이다. 정신적 육체적 과로도 마찬가지이다.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절한 생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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