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연초 이전 계획에 주민들 크게 허탈
상수원보호 규제에다 기피시설들만 연초로

연초면발전협의회 원용한 회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침통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수양동에 있던 군부대의 연초면 이전이 확실시되면서 ‘기피시설들만 연초면으로 집결하는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들이 연초면 주민들로부터 터져나와서다. 오랜 세월 연초면에서 터를 잡고 살았고 연초면 역사를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상수원보호 규제로 인해 농사도 제대로 짓기 힘들었던 시대를 살아냈던 그다.

“졸속행정이자 밀실행정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군부대가 혐오시설은 아니지요. 하지만 ‘기피시설’로 받아들여집니다. 행정도 그렇고 시의회도 어떻게 이런 결정을 주민과 소통도 없이 밀어붙일 수 있는지..”

행정과 의회에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란 얘기도 덧붙였다. 연초면은 객관적으로도 주민들이 기피할만한 시설들이 여럿 들어서왔다. 공원묘지, 쓰레기매립장, 하수종말처리장, 불당골의 공장들, 거기다 이목댐 상수원보호로 인한 강도 높은 규제.. 이제는 군부대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그의 한숨이 이해될만하다. 상실감과 박탈감의 토로다.

그는 수십년 전부터 당연한 듯 흘러왔던 상수원보호와 관련한 몇몇 부당한 규제를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시키기도 했었다. 제대로 된 농로가 없던 탓에 농기계를 운전하던 주민들이 하나 둘 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를 찾아 부당성을 성토하고 농로 확보 등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거가대로 접속도로로 진입하는 램프 구간들이 있지요. 그 주변 땅들도 재산권 행사가 힘든 지역이에요. 연초면은 이런저런 규제들로 인해 숨죽이고 있어야만 합니까?”

연초면을 지켜온 원로의 토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특히 시의회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주민들과 지속적인 사전 협의나 큰 틀의 공감 형성도 없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냐는 탄식이었다. 원 회장은 현재 연초면발전협의회장으로서 군부대 이전 대응을 위한 주민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선 주민들과 함께 다른 지역의 실상은 어떤지 파악해 볼 참이다. 군부대가 들어선 지역에 어떤 대책들이 주어졌는지, 폐해는 어떤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 분석들과 함께 거제시의 일방적 추진에도 제동을 걸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조만간 연초면 전 지역에 구체적 대안 없는 군부대 이전을 성토하는 펼침막을 일제히 내걸 예정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연초면이 어떤 지역이며 어떤 설움을 지녀왔는지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분명한 것은 군부대 이전이 지금까지의 일방적 추진으로 가선 안된단 것입니다. 큰 저항을 부를 수 있어요. 주민들이 납득할 수준의 대안 확정 없이는 관련 절차가 진행되선 안됩니다.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단 사실을 잊지 마세요.”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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