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거제시 예산 규모는 약 6000여 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한 편 내년도 정부예산 규모는 세출 기준으로 375조4천 억 원 정도로 편성되었다. 결국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약 3조에서 5조원의 세수를 증대하고, 법인세 비과세의 감면 축소로 대기업으로부터 약 5000억 원을 더 걷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세수 증대를 통해 3세부터 5세까지의 무상보육 프로그램인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함께 그 동안 정치권이 남발했던 무상복지 공약에 쏟아 부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세수 증대에 대해 여야가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담뱃값 인상은 서민 증세’라는 논란이나 ‘법인세 비과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면 투자를 위축시켜서 경기에 바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보다 당장 발등의 불인 정치권의 보편적 무상복지 공약 이행이 더 급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도 예산책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당이 약속해 왔던 ‘증세 없는 복지’도 허공을 치는 메아리요, 야당이 주장하는 ‘보편적 무상복지’도 이상주의적 망상임을 증명해 준다할 것이다.

한편 2015년도 정부예산은 약 33조의 적자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다. 대략 우리나라의 총 부채는 약 2853조 정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부채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전문기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예산과 사회복지’에 대한 담론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복지와 적자 예산, 그리고 국가부도 위기

가정 살림이나 회사 살림이 그렇듯이 나라 살림도 마찬가지다. 수입 보다 지출이 많으면 결국은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부터 시작되어 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각 국가들은 재정적자로 위기를 맞게 된다. 즉, 복지를 할 재정이 바닥났던 것이다. 세계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복지국가 부흥기는 이로써 끝이 난다.

이후 대처리즘(Thatcherism)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가 전 세계를 휩쓴다. 즉,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성경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과도한 복지는 지양하고 규제를 철패하면서 다시 자유시장 경쟁체제로 돌아가자는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 판이었다. 과도한 복지가 지양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과도한 무상복지로 말미암아 재정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었고 IMF를 비롯하여 다른 나라의 도움이 없이는 회생할 수 없는 국가부도(Sovereign default) 위기가 도래 되었던 것이다.

2. 발전모형과 복지 포플리즘

이러한 현상은 왜 나타난 것일까? 예산의 지속적 증가현상과 관련하여 이론적 측면에서 고찰해 보자.
우선 정부지출의 거시모형 중에서 발전모형(development model)이 있다. 이 모형은 머스그 레이브와 로스토우가 제시한 모형으로 경제발전 초기단계에는 경제도약을 위한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해 정부의 투자지출이 증대되고, 경제발전의 중간단계에서도 민간부문의 투자에 보완적으로 정부지출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발전의 성숙단계에서는 교육과 사회복지 지출이 증대되며, 또한 이 단계에서 시장실패(market failure), 즉, 독점의 폐해와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 발생하게 되고 이의 치유를 위해 정부지출은 계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정치권의 포플리즘((Populism; 인기영합주의)을 들 수 있다. 지난 번 본 필자의 칼럼에서 다루었던 공공선택이론 중 다운즈(Downs) 모형에서 보여 주듯 정치권은 재정적 대책 없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많은 복지정책을 마구 쏟아냈고 국민들은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국가의 재정적자는 알 바 아니요, 복지공약이 많은 쪽에 표를 던지는 ‘순편익 극대화’를 추구한 결과이며, 이의 이행을 위해 복지지출은 지속적으로 과도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산과 복지’ 관련 담론의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다. 자본주의 시장경쟁체제에서의 시장실패의 결과로 나타난 정말 가난하고 힘든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는 증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할 것이며, 아울러 무조건 퍼 주기식의 무상복지 공약의 남발은 지양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국민은 국민대로 ‘공짜는 없다’는 생각으로 세금을 더 내든지 복지를 덜 받든지 양자택일 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며, 정치권도 수입예산은 생각지도 않는 마구잡이식 무상복지공약 남발도 지양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가서 예산도 풍성해지고, 복지도 적절한 곳에 이루어져서 국가부도 없이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한국을 미래세대에 물러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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