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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포란 명당에 품은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

거제지역 불교유적

거제지역에는 100년 이상 보존돼 온 사찰이 드물다. 현재 지역에 있는 사찰 대부분은 해방 이후 지은 사찰로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전통사찰은 거제면에 있는 ‘세진암’이 유일하다.

신라 시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계룡산에 지었다는 원효암과 의상대나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하청면 유계리 앵산 중턱에 있었던 북사는 각종 문헌과 구전으로 전해 올뿐 실체가 없고 명맥을 이어온 사찰도 없는 상태다.

오량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각호사나 일운면 옥녀봉 자락 은적사, 둔덕면 산방산 설매암과 귀절암, 아주동 승지산 은적사, 아주동 법률사, 덕포리 강망산 세오암 등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특히 거제시지 등 각종 근현대 자료에서 견암사를 거제지역에 있었던 사찰로 소개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해석으로 알려졌다.

견암사는 실제 거제지역에 존재했던 사찰이 아니라 거제현이 왜구와 삼별초의 해상권 장악으로 인해 거창지역의 가조현에 위치했을 때 있던 사찰이다.

견암사는 667년(신라문무왕7년)에 창건할 당시 사명이 고견사였는데, 1271년(고려원종2년)에

고견사가 거제에 이속되면서 견암사로 이름이 변경됐고 위치상 당시 거창현에 속했던 거제현에 있었기 때문에 ‘거제 견암사’로 기록됐던 것일 뿐 거제의 사찰은 아니었다.

그래도 신라 시대부터 거제지역에 불교문화가 융성했음을 보여주는 불교 유물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거제지역을 대표하는 불교유물은 경남유형문화재 제48호 오량석조여래좌상, 경남문화재자료 제33호 아양리 삼층석탑, 경남문화재자료 제325호 세진암 목조여래삼존불, 경남문화재자료 제451호 혜양사 완호작불화, 경남유형문화재 제454호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 경남유형문화재 제455호 지세포리 석조약사여래좌상 등이 있다.

오량석조여래좌상, 아양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알려졌고 지세포리 석조약사여래좌상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의 유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불교 유물로는 세진암 목조여래삼존불, 혜양사 완호작불화,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 등이 있는데 모두 도난 후 다시 찾는 사건이 한 번씩 있었다.

그런 이유로 소장 사찰에선 문화재를 외부에 공개하는 일을 꺼린다. 이 중 유일하게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는 장흥사 주지 지용 스님의 안내로 취재할 수 있었다.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

지장보살시왕탱화가 있는 장흥사는 장목면 사무소에서 장목중학교와 장목교회를 지나면 만나는 오솔길에 있는 아담한 사찰이다.

장흥사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인 금계포란(金鷄包卵)의 풍수에 지어진 사찰이다.

거제시지에 따르면 신라 시대부터 장흥암이라는 고찰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사찰은 조선 시대 순종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에 보관 중인 지장보살시왕탱화(또는 지장보살시왕도) 아래 화기(畵記)에는 의은(義銀)이라는 금어(金魚-불화를 그리는 사람의 호칭)가 1822년 그린 것이라는 기록으로 있어 이 시기 이전부터 장흥사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 장흥사 절터에선 지난 1975년 금동불상이 발견됐는데 등배판은 없고 머리 부분엔 흠집이 많았지만, 형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화는 동아대 박물관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사 지장보살시왕 탱화는 1971년에 동산문화재로 등록됐다가 지난 2007년 다시 경남유형문화재 제454호로 지정됐다.

탱화는 2단 구도로 되어 있는데, 윗부분에 지장보살이 있다. 지장보살의 양쪽에 천동자, 천동녀, 판관, 나찰이 있다. 무릎 아래에 좌우보처(左右補處)인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두 손을 모으고 있고 두 좌우보처 뒤로는 위로 올라가면서 양쪽에 시왕이 각각 5존씩 늘어서 있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시왕과 판관 등 인물의 자세와 전체적인 구도가 짜임새 있게 그려졌다.

주색(빨간색)을 위주로 녹색과 청색을 사용한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는 자칫 화면이 어두워 보일 수도 있지만 금분으로 칠해진 홀, 금관, 장신구들이 화면에 고르게 분포돼 화면 전체가 화사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냈다. 현재 습기 등에 노출돼 있어 보존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특히 장흥사 지장보살시왕 탱화는 그림 아래에 있는 화기에 제작 시기나 봉안처가 잘 나타나 있고, 시주자 명단 가운데 상궁의 이름도 있어 당시 사찰 시주자의 구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는 당시 시주자 계층의 일면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급 안료(물감)를 사용한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한 염불계인 만일회에서 사용되었던 것으로써 당시 사회상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용어해석
탱화(幀畵) - 불교의 신앙내용을 그린 그림
지장보살(地藏菩薩) -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는 보살
도명존자(道明尊者) - 우연히 사후세계를 경험하고 지장보살의 협시(윗사람을 옆에서 모심)가 됨
무독귀왕(無毒鬼王) - 지장보살 오른쪽에 있는 상으로 사람들의 악한 마음을 없애준다고 함
보처(補處) - 주불의 좌우에 모신 보살
만일회(萬日會) - 불교의식의 하나로 천일 또는 만일 동안 기도하는 행사

참고문헌 <거제시지>, <장목면지>, <조선왕조실록>, <거제고문헌 총서>, <문화재청 홈페이지>,<두산백과>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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