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시절은 추억이 많았다. 시골에서는 오로지 농사가 주업이었다. 농사에 꼭 필요한 소를 집집마다 기르다 보니 학교마치고 나면 소한테 풀 먹이러 가는 게 일과였다. 항상 자연에서 생활하며 보리, 고구마, 벼 등 수확기에는 부모를 도와 들판에서 일을 열심히 하곤 했다. 겨울이 오면 소죽도 끓이고 군불도 때고 그러다 비라도 오면 구수한 호박전을 부쳐 먹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도 않았다. 그 시절에도 중학교입학시험이며 대학입시제도가 나와 친구들을 많이 괴롭혔다.

하지만 친구들하고 통기타에 노래도 부르고 같이 캠핑도 다니고 장래를 얘기하기도 하면서 어울려 놀았던 낭만적 추억이 아련하다. 세상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이 걱정이다. 2013년 아동의 삶의 만족도 국가별 조사에서 우리나라 아동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성장과정에서 누려야 할 놀이나 용돈, 기회가 결여돼 있다고 느끼는 ‘아동결핍지수’도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12월 0~17세 아동을 키우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종합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든 조사문항에서 불행과 결핍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같이 조사한 아동의 스트레스 수치는 2008년 조사 때보다 늘어났다. 가장 많은 스트레스가 숙제나 시험 때문이고 그 다음이 성적으로 인하여 부모님한테 받는 게 2위였으며 세 번째가 대학입시 및 취업부담, 부모님의 지나친 간섭, 부모와의 의견충돌이었고, 4위가 갖고 싶은 물건을 갖지 못하는 것이었고, 마지막이 용돈이 부족한 것과 얼굴생김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아동의 67.6%는 방과 후 학원, 숙제, 자율학습 등을 했다. 특히 초. 중. 고생의 77.4%가 입시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 과외등 사교육을 이용하고 있었다. 자살관련 조사도 충격이었다. 9~17세의 3.6%가 최근 1년간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중 25.9%가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도 심각해져 초등학생의 16.3% 중, 고생의 9.3%가 중독 고위험 군이었다. 아동들의 영양상태도 좋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아동의 절반이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라면, 햄버거, 콜라 등 인스턴트음식을 먹었다. 복지부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업과 여가의 불균형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나도 아들 둘이 있지만 키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기 복을 가지고 온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식 잘되기를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은 바란다.

아직 정신적, 육체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들한테 우리는 너무 빨리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지, 과연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는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아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몇 가지만 간단히 언급해보고자 한다. 우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매일 한 가지라도 칭찬하자.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무엇보다도 얼굴표정이 밝아져 있다.

다음은 명령조의 어투다. 무엇을 해라, 하지마라 등 명령조의 어투는 성인이라도 싫어한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할지라도 애들은 거부반응을 나타낸다. 부모의 생각을 내보이면서 서로 공감적 분위기로 유도해야만 한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애가 부모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애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부모와의 신뢰관계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게 되면 애들의 스트레스해소는 물론 항상 긍정적으로 자기 삶을 개척해나가리라 생각된다. 내 방에는 화분이 10여개 정도 있다. 내가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지 않으면 어느새 시들해져 버린다. 미안한 마음에 물을 정성껏 주고 사랑을 주면 거짓말처럼 금방 생기가 돈다.
애들 키우기도 같을 거라 생각한다. 사랑하고 항상 칭찬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애들 눈높이에서 대화하다 보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건 바로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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