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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낙천금(一諾千金)[뉴스 후(後)] 현대산업개발, 약속한 ‘보따리’ 언제 풀까?

▲ 이동열 취재부장

현대산업개발(주)은 거제시가 ‘2007년 장승포 하수관거 정비사업’ 부실시공과 관련해 내린 행정처분(관급공사 입찰참가 제한 5개월)이 “지나치게 무겁다. ‘1개월에서 45일 사이 기간’으로 가볍게 해달라”며 지난해 5월 뒤늦게 재심의를 신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거제시를 지원할 구체적 계획도 가지고 있으므로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특혜 논란이 불거졌지만, ‘칼자루’를 쥔 계약심의위원회 판단은 현대산업개발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애초 행정처분을 ‘1개월’로 가볍게 해준 겁니다.

이후 이 결정에 반발한 시민단체 쪽에서 관련자를 뇌물 혐의 등으로 사법당국에 고발했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찮았습니다. 한동안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현대산업개발 이슈’는 시간이 지나며 검찰 수사가 무혐의 처분으로 끝나고, 감사 청구도 기각되면서 일단락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현대산업개발이 거제시와 시민에게 약속한 ‘보따리’를 푸는 일입니다. 알려지기로 이 보따리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역 공익사업 등에 53억 원 상당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약속한 건 1년도 더 됐는데, 왜 아직 ‘깜깜소식’인지 궁금했습니다.

우선 거제시 담당 부서에 물었습니다. 시 관계자는 “지난 7월 지금의 부서로 옮긴 후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약속했던 지역사회 공헌 여부를 알아보려고 현대산업 측 담당자와 통화한 적이 있다”며 “그쪽에서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자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인 현대산업개발 쪽 얘기도 들어봤습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 29일 오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아직 미확정 단계지만,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며 “우선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경영진의 판단 등 내부 의사결정 과정도 거쳐야 해 올해 안으로 실행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을 두고선 “요즘 경기가 나빠 대형 건설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이 진행되는 힘든 시기다. 지금 처지에선 시기상조로 보인다. 내부 사정이 정리된 후에 가시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6월에서야 법적인 부분이 마무리됐는데, 지역사회 공헌 여부가 (이 시점에) 보도되면 또 문제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면서도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 가시화 단계가 되면 거제시와 시의회 등에 미리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의 공헌 의지는 분명해 보이지만, 보따리가 풀리는 때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거듭 밝힌 것처럼 ‘일낙천금(一諾千金·한번 승낙한 것은 천금같이 귀중하다는 뜻으로, 약속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을 제대로 실천할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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