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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귀화 · 가정 해체의 위험[기획] 거제지역 다문화 가정의 현재와 미래

글 싣는 순서
① 거제 다문화가정 현황과 정책
② 다문화가정이 겪는 문제점은?
③ 미래 정책 방향 어때야 하나?

다문화 가정 실태는 다문화 가정 구성원인 결혼이민여성으로부터 듣는 게 적확해 보인다. 중국 출신인 김영자씨는 지난 97년 국내 입국해 결혼과 함께 18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 ‘귀화’도 했고 2004년부터 거제에 정착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현재 통·번역사로서 거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 5년을 근무해왔다. 그에 따르면 적잖은 다문화 가정이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통 및 귀화 애로’ 현재진행형

▲ 중국 출신 김영자씨
“한국으로 오기로 결심한 중국 여성들 상당수는 나름대로 ‘검증’을 하고 옵니다. 배우자가 될 남성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거의 해두고 이민 여부를 판단하죠. 베트남이나 필리핀 여성들 다수는 그런 과정이 취약합니다.”

올 1월 기준, 거제로 온 베트남 여성이 30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139명), 필리핀(90명) 순으로 많다. 베트남과 필리핀 여성들은 이른바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거치는 사례가 다수여서 면밀한 결혼 준비가 미흡할 수 밖에 없는 걸로 보인다. 이들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언어소통 애로와 오해 유발 ●고부갈등 ●경제적 문제 등이 꼽힌다고 했다.

다문화 관련기관의 교육적 측면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씨는 현재는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했다. 입국 당시인 90년대 말만 해도 그야말로 ‘척박’ 그 자체였기에 그래서일 것이다. 다만, 취업 과정의 편견과 차별은 여전하다고 했다.

귀화 절차도 다소 복잡해졌단다. ‘재산 3000만 원 이상, 혼인 2년 이상’이 돼야 귀화 신청을 할 수 있고 한국어 능력도 1급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통상 5~8년이 걸리는데 한국어 능력 시험 난이도가 비교적 높은데다, 가정내 비협조 등이 겹쳐 귀화에 이르기가 힘들다고 했다. 거제 결혼이민여성의 귀화율이 1178명 중 448명으로 38%에 그치는 이유인 셈이다.

“귀화를 하면 가정을 떠날 것이라 걱정하는 남편들이 더러 있죠. 취업을 하려해도 한국어 능력 4급 이상은 돼야 합니다. 저희 센터 교재가 초급 수준인데 고급 수준으로 가야 하지만 습득 속도가 뒤쳐지다 보니 난이도 조정과 한국어 습득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문화 관련 기관이 나눠져 있는 것도 ‘선택과 집중’ 보다는 ‘난립과 중복’에 다소 기우는 경향으로 봤다. 수요가 분산되고 비슷한 프로그램이 중복되면서 교육의 질이나 효과가 아쉬운 감이 있다는 것. 취지는 좋지만 실효는 적고 형식에 머무는 프로그램도 없지 않다고 했다. 정책과 프로그램의 체질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심각한 ‘다문화가정 해체, 후유증’

김씨의 우려 중 하나는 ‘다문화가정 해체와 후유증’이다. 가정내 비협조로 ‘부부교육’도 실효가 미미한 실정인데 이혼으로 인한 가정 해체도 적잖다는 것이다. 이혼과 가정 해체의 후유증은 자녀로 이어지는 게 큰 문제라고 했다. 상담 사례의 적잖은 비중이 되고 있단다. 거제시도 인식하고 있고 관련 정책 마련에 공감하는 사안이다.

“소송 이혼이 될 경우에는 남편의 귀책사유 등이 참작되면 한국에 머물 여지가 있어요. 그런데 협의 이혼을 하게 되면 모국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자녀를 두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자녀와 생이별하게 되는데 엄마의 마음이 어떨까요.”

자녀의 언어 발달 지연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어 습득이 늦은 엄마들은 가정에서 말수가 없어지게 되고, 남편도 출근하러 나가버리면 부모로부터 말문을 트게 되는 아이들의 언어 발달도 자연스레 더뎌진다는 것이다. 아이가 외부와 연결되는 시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오죽하면 일부 어린이집은 다문화 가정 아이를 받지 않으려 하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했다. 나아가 초등학교 입학 후 소통 애로로 ‘왕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다문화가정이 겪는 문제점은 가정 구성 초기의 일부 태생적 한계가 결부된 가정 내부의 문제가 커보인다. 관련기관의 정책이 다문화가정에 깊숙이 스며들 수 있는 근원적 대안을 어떻게 찾아내고 구현할지가 ‘다문화가정 1000세대’를 넘긴 거제의 과제가 되고 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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