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진료를 하다 보면 “목 주변을 계속 스트레칭 해도 뻐근하다”, “중간 중간 허리 스트레칭을 해도 허리 통증이 낫지 않는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왜 스트레칭을 해도 근육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근육 손상 뿐만 아니라 인대, 힘줄, 관절 손상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둘째로는 스트레칭 방법이 잘못되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반사적인 근육수축이 발생하여 통증이 더 심해진 경우이다. 이런 경우 정확한 스트레칭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로는 잘못된 자세, 반복된 작업 등으로 인해 스트레칭으로 이완되지 않을 정도로 근육이 뭉친 경우를 들 수 있다. 오늘은 이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근육 뭉침에 대하여 살펴보자.

우리가 근육에 힘을 주는 것은 곧 근육을 수축하게 하는 것이다. 몸의 근육이 움직이는 것은 신경을 통해서 근육에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근육에 수축을 명령하고, 수축이 끝난 근육은 이완된다. 그런데 수축을 명령하지 않아도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는 경우가 있다.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된 노동으로 근육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수축된 근육은 단면적이 증가해 실핏줄을 압박한다. 그러면 국소적으로 피가 부족한 상태를 만들게 되고, 이런 허혈성 상태는 에너지 부족 상태를 더 심하게 한다. 근육이 수축할 때에도 에너지가 사용되지만, 신경이 근육에게 수축하라는 신호를 보낼 때 사용되는 칼슘을 재흡수 할 때에도 에너지가 사용되는데, 에너지 부족으로 칼슘이 재흡수되지 못하면 수축 명령이 지속되게 된다. 근육의 수축이 지속되면 근육이 짧아지고 뻣뻣하고 두꺼워진다.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근섬유의 밀도가 증가된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부위를 통증 유발점이라고 한다. 통증 유발점은 전통적으로 침을 시술하는 자리인 ‘경혈’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통증 유발점에 침치료를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통증유발점으로부터 3cm, 1cm, 0.5cm 먼 곳에, 그리고 통증유발점 내부에 침 자극을 주고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확인하는 실험에서, 자극이 통증유발점 위치에 가까워질수록 전기적 신호가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확인하였을 때에는 치료 전보다 감소하였다. 즉, 근육은 침 맞는 순간 일시적으로 과반응을 보이지만, 그 뒤로는 긴장이 줄어들고 이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근육은 지속되는 수축의 악순환을 마치고 휴식하게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 아닌 문제가 있다. 근육이 뭉친 곳에 직접 침을 놓고 나면 오히려 뻐근하다고 하는 분들이 흔히 있다. 또, 부위에 따라서 침 자극에 따라 뭉친 근육이 풀리면서 근육이 툭툭 튀는 경우도 흔히 생기는데, 시술받는 분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반응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것은 침 시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치료 반응이다. 통증유발점에 프로카인이나, 리도카인과 같은 마취 용액을 주사하는 것과 마취 없이 자극만 준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자극만 받은 환자군에서는 초기 8시간까지 통증 호전이 크지 않았으나, 2주간 추적관찰 결과 두 군의 치료 효과는 동일했다고 한다. 즉, 마취제의 화학적 작용이 아닌 침을 통한 기계적 자극이 통증유발점을 해결하는 기능을 한다는 뜻이며, 침 자극으로 인한 뻐근함은 몇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결론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적인 업무는 근육을 뭉치게 하는데, 이는 근 섬유가 반복적으로 수축하기 때문이고, 침 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진료를 할 때는 침만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부항을 함께 사용하거나 갈근이나 작약 등 근육에 작용하는 한약을 병행 사용하여 치료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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