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에 위탁운영 동의안 제출돼 29일 심의, ‘의회가 문제점 짚어내야’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 위탁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적잖은 우려가 감돌고 있다. 거제시의 위탁 절차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시는 1개 법인에 두 시설 모두를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인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옥포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은 이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거제복지 중추기관들이 퇴행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해양공사 설립 후 방치가 화근

거제시 시설관리공단이 해양관광개발공사로 전환되면서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은 어정쩡한 상태가 됐다. 지방공기업법에는 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탓이다. 지난 2012년 해양관광공사 설립 당시 용역결과에서도 옥포복지관과 청소년수련관은 해양관광개발공사 사업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돼 온 게 화근이 됐다.

정부와 감사원도 지난해 이 같은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고 올 초에도 지역언론에서 다뤄졌으나 거제시는 6.4 지방선거 이후로 처리를 미뤘다. 시는 이제사 위탁 절차에 들어갔고 ‘거제시?옥포종합사회복지관 위탁운영 동의안’을 거제시의회에 최근 제출, 오는 29일 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위원장 이형철)가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거제시의 갈지자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설치 초기부터 장애인복지 등 복지관 정체성에 대한 재검토 및 정립이 상급기관으로부터 요구됐으나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도 조계종복지재단의 수탁 기간이 오는 12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두 복지관 모두 위탁 절차를 밟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의회에 제출된 동의안에 ‘1개 법인에 두 복지관 모두를 위탁 운영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점이다. 사회복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일 법인에 일괄 위탁하는 방식은 민간위탁 본연의 목적과 효율성에 있어 타당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양한 위탁주체들을 선정해 상호 선의의 경쟁과 성장을 유도하는 게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역행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복지시설 한 관계자는 “복지시설 위탁과 관련해 비슷한 시설들을 동일 법인에 위탁하는 사례는 타 지자체에선 거의 찾기 힘들고 시대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옥포복지관 직원들 떠난다는데

가장 큰 문제는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을 1O년 넘게 지켜온 정규직원들이 처우 문제 등으로 옛 시설관리공단이자 현재의 해양관광개발공사로 복귀할 조짐이라는 점이다. 오랜 기간 숙련돼 온 전문가 집단이 이탈하게 되는 격이다. 운영 연속성이나 전문성 유지 측면에서 상당 기간 공백이 불가피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제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두 복지관을 맡길 법인이 ‘거제시 희망복지재단’일 것이라는 시각에서 나타난다. 두 복지관 직원들도 일련의 흐름이 거제시가 희망복지재단에 위탁하려는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직원 A씨는 “희망복지재단 위탁 여부에 앞서 재단이 두 복지관을 운영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기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옥포복지관은 현재 운영진 전체가 이탈하는 상황을 맞게 되고 거제시 복지관 또한 상당히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중인데, 사업경험이 없고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희망복지재단에 복지관들을 위탁한다면 거제 복지를 되레 후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거제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전기풍 시의원은 “사회복지법인과 재단법인은 성격이 다르다. 위탁은 사회복지법인에 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사회복지사업법에 맞춰 운영주체를 찾아주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거제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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