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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거제현 영화 서린 곳 - 거제현관아

고현성이 임진왜란으로 왜군에 함락되고 불타 없어지면서 고현의 거제읍성은 210년간의 읍성시대를 마감하고 현종4년(1663년)에 관아를 지금의 거제면으로 옮기게 된다.

이후 거제면은 250여 년을 거제의 행정중심지로, 또 남해안 방어의 요충지였던 거제 7진( 영등포, 장문포, 조라포, 옥포, 율포, 지세포, 오아포)을 관리했다.

거제현관아의 동헌(고을의 수령이 정무를 집행하던 건물)은 현재 거제면사무소가 들어서 흔적이 없다.

동헌을 비롯한 거제관아의 주요 건물은 현재 사라진 상태지만 객사 등으로 사용됐던 기성관과 부사의 명을 받아 육방(이방, 호방, 예방, 병방, 형방, 공방)이 직무를 수행한 사무소인 질청이 거제관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상태다.

기성관은 지난 1974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1호로, 또 질청은 1976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46호로 지정돼 관리됐다.

그러다 지난 2007년 7월 31일 두 문화재를 ‘거제현관아(巨濟縣官衙)’로 묶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84호로 지정돼 명실공히 거제 제일의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년 간 현대 등기소로 사용된 질청

거제면 전통시장과 거제면사무소 맞은편에 있는 거제질청은 거제현 관아의 동헌 부속 건물로 아전들의 집무실로 사용하던 곳이다.

거제질청은 1926년 4월부터 1982년 1월 등기소를 고현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부산지방법원 거제등기소로 사용되다가 1984년에 전면 해체·복원해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됐다.

거제질청은 ㄷ자형 평면에 중앙 4칸은 전면이 개방된 대청이 있고, 양측은 전면으로 3칸을 돌출시켜 방을 배치한 구조의 건물이다.

원래 거제질청은 ‘ㅁ’자형 건물로 남동쪽 방향으로 대문이 한 군데 있어 출입 가능했었는데 도시화 과정에서 일부 철거되면서 ‘ㄷ’자형으로 변했다.

특히 전면 5칸, 측면 3칸, 총 15칸이 넘는 중앙 대청은 현존하는 전통건축물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조선시대 지도를 살펴보면, 건물의 네 면에 모두 지붕면이 있는 우진각 지붕과 다포계(多包系)양식의 집으로 주두(柱頭)나 포작(包作)을 갖추지 않고 모가 난 도리를 써서 꾸민 민도리집이었고 출입구 위치도 지금과 다른 곳이었다.

거제부사의 명령을 받아 직무를 수행한 사무소로 거제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곳이었던 거제질청은 현재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출입구에 버스 정류소가 있다 보니 입구에 늘 주민들이 있지만, 애써 찾아가지 않는다. 다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교육현장과 야외 웨딩촬영지로 간간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질청 앞마당에 있는 우물은 아직도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이 잘 돼 있고 깊은 것이 특징이다.

기성관 내 송덕비 14기

질청 뒤편에는 커다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마주 서있고 그사이로 외삼문이 보인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기성관이 마주하고 좌측에 비석군이 일렬로 서있다. 이 중에는 암행어사의 공적비도 있다.

이 비석들은 1664년(현종 5년) 이후 약 250년 동안 부사(府使), 암행어사(暗行御史), 통상국(統相國), 순상국(巡相國), 관찰사 등 거제를 위해 선정(善政)한 이들을 기리는 송덕비들이다.

지금 남아 있는 14기의 비석은 지난 1970년 거제군 시절 문화공보실에서 흩어져 있던 송덕비를 모은 것이라고 전한다.

거제읍치 250년 동안 많은 송덕비가 있었지만 지금은 14기만 남아있다. 특히 철비는 우리나라에 모두 30기가 남아 있는데 ,이 중 기성관에만 6기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철비는 개석과 비단이 하나의 통철비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석비는 8기 중 3기만 개석이 있고 5기는 몸통만 있다.

송덕비의 주인공을 살펴보면 경상감사 홍종영(洪鍾英), 거제현령 최운서(崔雲瑞), 암행어사 조기겸(趙基謙), 도순찰사 이면승(李勉昇), 거제현령 송필중(宋必中), 통상국 이규안(李奎顔) 2기, 거제부사 변성우(邊聖佑), 거제현령 변진영(邊震英) 2기, 순상국 이근필(李根弼), 거제부사 안윤문(安允文), 거제부사 허방(許?), 거제부사 이태권(李泰權) 등이다.

巡相國(순상국) : 조정 최고위급 관료나 경상도관찰사의 지방순찰 때 쓰인 존칭어.
統相國(통상국) : 삼도수군통제사 순찰 때 쓰인 존칭어.
兵相國(병상국) : 고위 무관을 일컫는 말, 병마절도사, 좌수사 등.

경남 4대 누각 기성관?

기성관은 고현성 시절부터 있었다. 사료에 따르면 1470년(성종원년)에 거제현이 부(府)로 승격되고 일반 행정과 함께 군사업무를 총괄할 목적으로 고현성에 건물을 세웠는데 이 때 처음으로 기성관이 지어진다.

기성관은 건립 당시 거제지역의 군사·행정을 책임지는 거제부 관아의 중심 건물이었지만, 1593년(선조 26) 한산도에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이 설치되면서 부속건물 객사인 영빈관으로 이용됐고, 경술국치(1910년) 이듬해에는 거제국민학교의 교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기성관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기성관이 통영의 세병관,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더불어 경상남도의 4대 누각 중 하나라고 소개돼 있다.

아마도 기성관의 규모나 건축기법, 예술성 등을 고려해 경남의 4대 건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표현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 조선 시대 3대 누각은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며, 교남사대루(조선시대 영남지역 4대 누각)가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의성 문소루, 안동 영호루라는 기록은 있지만 기성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기성관은 정면 9칸, 측면 3칸의 사방이 트인 마루를 갖춘 비교적 큰 규모의 일반적 누각과 같은 구조다.

건물은 배흘림의 둥근기둥 위에 공포를 배치해 안정감과 단순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주심포(柱心包) 양식이다. 특히 기성관은 본관과 외삼문, 석축기와 담장이 매우 세련된 고전미를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 알려져 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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