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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과 함께 사라진 하청 북사의 전설경상남도 기념물 제209호


삼국 시대 우리나라에 처음 뿌리를 내린 불교문화는 고려 시대 절정기를 이루고 현대까지 계승돼 오면서 수많은 문화유적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거제지역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 언제일까? 각종 문헌에 따르면 거제지역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 통일 신라 시대 즈음으로 보인다.

전국문화재총람에 따르면 통일 신라 시대의 금동아미타여래입상(金銅阿彌陀如來立像) 1구가 1968년 6월 18일에 발견돼(동부면 노자산 부춘리 일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아양리 3층 석탑(경남도 문화재자료 제33호)이나 오량석조여래좌상(경남유형문화재 제48호)과 같은 유물 양식이 통일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 거제지역에는 각종 문헌과 구전으로 전해 오는 사찰이 여럿 있다. 신라 시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계룡산에 지었다는 원효암과 의상대, 둔덕면 우두봉에 있었다는 절터, 아양리 일대 법률사, 동부면 노자산 일대에 있었다는 절터 등이 그곳이다.

문제는 이 사찰들은 대부분 건립기록이나 정확한 위치 및 역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고려 시대에도 거제지역에 많은 사찰이 건립됐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중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이 하청 북사다.

하청면 유계리 앵산 중턱에 있던 하청 북사는 현재는 절터만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북사는 앞서 말한 거제지역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옛 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의 절과 다르게 북사의 존재를 확인 확인시켜주는 유물이 남아 있다.

현재는 일본 좌하현 혜월사(惠月寺)에 보관돼 일본 중요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는 하청 북사 동종(銅鐘)이다.

이 종의 몸통 뒤편 당좌(撞座-종을 치는 당목이 직접 접촉되는 부분)와 좌측면의 비천상과의 사이 위패형 명문곽에 다음과 같은 명문이 나타나 있다.

‘太平六年丙寅九月日河 淸部曲北寺鍮鍾壹軀入 重百二十一斤 棟梁僧談曰’(태평6년 병인9월 일 하청부곡북사 유종일구입중 121근 동량승담일)

이 명문 내용을 풀이하면 태평6년은 요나라의 연호로 1026년, 즉 고려 현종 17년 9월에 하청 북사의 종을 만들어 달았다는 내용이다.

또 북사 동종은 1374년(공민왕 7년) 일본에서 새긴 추기(追記)가 있는데 북사 동종이 만들어진 후 200여 년이 지난 1232년에 약탈했다는 일본 측의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청 북사 동종을 놓고 하청 북사가 경남지역의 거대 사찰 중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하청 북사 동종은 높이 72cm(종 머리 포함), 종신 51.8cm, 종의 지름 44.5cm에 무게 72Kg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종으로 알려진다.

고려 시대(1222년) 만들어진 동종 중 잘 알져진 부안 내소사 동종은 규모가 높이 103㎝, 종신 77㎝, 입지름 67㎝, 입두께 6㎝, 무게 420kg에 달하며, 시기는 다르지만 신라 시대 만들어진 성덕대왕 신종(국보 제29호)이 높이 3.4m, 두께 2.4cm, 무게가 무려 19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볼 때 하청 북사 동종의 규모로 하청 북사의 규모를 짐작하는 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청 북사가 언제 없어졌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절에 빈대가 많아 문을 닫았다는 말이 전해올 뿐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 5월 거제시가 (재)삼강문화재단에 의뢰한 하청 북사지에 대한 기초조사 자료에 따라 하청 북사는 최소 고려 중기 이전에 존재했고 조선 시대까지 명맥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4곳의 건물지와 돌탑, 민가터, 추정 경작지 등도 조사됐다.

(재)삼강문화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청 북사 터엔 건물지와 고려 중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다양한 유물이 출토돼 고려 시대 하청 북사가 있었고, 이후 조선 시대에 같은 터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정수사라는 사찰의 존재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여 정수사는 1739년(영조15년) 제107대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한 조경(趙儆)이 제승당(制勝堂) 중건 과정을 담은 제승당 중수기에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제승당 중수기엔 ‘정당(正堂)과 협사(挾舍) 등 35동을 중창하고, 거제 앵산 정수사(靜水寺) 승도들에게 수호하게 했다’고 돼 있다.

현재 하청 북사 터 아래에는 1980년에 창건한 광청사가 있다. 현재 광청사 약사전(藥師殿) 뒷 편에서 10여m 떨어진 묘지 옆에 부도가 하나 있다. 유계리 부도(柳溪里浮屠)다.

1983년 부산여자대학교박물관의 가야문화권지표학술조사를 통해 알려진 이 부도는 하청 북사(北寺) 부도(浮屠)라고도 하고, 정수사 부도라고도 전해진다.

이 부도는 발견 당시 무너져 방치돼 있었는데 이후 보수해 세운 것이라도 한다.

현재 하청 북사 터는 표지판이나 안내판이 없어 애써 찾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다. 거제시가 만든 하청 북사 문화재 안내판도 하청 북사 터 인근이 아닌 광청사 앞마당에 위치해 있어 위치를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청 북사 터는 하청면 유계리에서 광청사를 지나 앵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청 북사 터 초입 양쪽에는 돌탑이 무너진 돌무더기가 있고 조금만 더 오르면 1~2m 정도 되는 돌담이 있다. 하청 북사 건물지 입구 앞은 대나무군락이 위치해 있으며 북사 터 주변에는 맷돌과 도자기 파편, 기와 파편 등이 자주 발견된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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