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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항 매립과 비겁한 방관자’유진오 /본지 고문

S형!
거제시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고현 도심지 앞바다를 메워 신시가지 를 조성한다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이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거제시민의 반목과 갈등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1995년 1월 거제시 발족 이후 최대의 토·건사업(사업비 7400억원)을 추진하면서도 거제시의 주인인 시민들에겐 마치 ‘남의 일’처럼 방관(傍觀)을 유도(?)하는 시정(市政)에 대한 반발과 비판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 4월, 삼성중공업건설이 5천여억 원을 투자해 고현항에 15만 여 평 크기의 인공섬을 건설, 상업지구, 항만시설, 수변공원 등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제안을 거제시가 받아들이면서 시작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1년 7월 삼성중공업건설이 돌연 사업 참여 중단을 통보하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고현항 재개발은 해양관광도시에 걸맞은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1년여 동안 국내외 투자사와 대형 건설업체 등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자를 공모했습니다. 2012년 9월 현재의 부강종합건설(울산시 남구 소재)을 만나 부강이 주식 70%를 갖는 ‘거제 빅아일랜드(주)’ 법인을 설립, 거제시도 참여한 것입니다. 이 회사 자본금 2백억 원은 GS건설과 거제시가 10%씩, 나머지 10%는 증권사와 부동산신탁 3사가 지분을 나눠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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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고현항 재개발사업 시작은 직선거리 1520m인 고현항과 기존 시가지 사이에 30m 너비의 바닷물 유통 수로(水路)를 갖춘 18만여 평 크기의 ‘인공섬’이었습니다. 그러나 부강종건 참여 이후 기본계획을 변경 고시해 수로가 없는 ‘통 매립’으로 18만5천3백여 평의 신시가지를 2020년까지 건설하며, 지반은 기존 시가지보다 2m 높게 조성키로 했습니다.

그동안 “시가 고현항 재개발을 추진하는가 보다”라며 ‘남의 일 구경하듯’ 지나온 시민들의 관심이 바뀐 것은 지난 7월에 있은 두 가지 사건(?) 때문입니다. 그 하나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의 시공회사 GS건설이 7월3일 돌연 참여 포기를 선언하고 거제 빅아일랜드와의 협약폐지를 밝히자 시민들 사이엔 ‘왜 발을 빼지’ ‘무엇 때문인데...’라는 반응이 일었습니다. 또 하나는 6.4선거에서 재선한 권민호 시장이 7월4일 ‘역점 시책(施策) 66개 사업’을 밝혔는데 거제시 개청 이래 최대 최고의 토건사업인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언급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무언가 미심쩍다’는 의혹으로 ‘솜에 물 배듯’ 시중에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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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고현항사업 참여 포기 결정에 앞서 지난 5월 이후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측에 ‘사업 동참’을 타진, 협의했으나 지난 6월 말 두 회사 모두 고현항사업 동참을 외면했다는 후문입니다.
삼성중공업건설에 이어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고현항 개발사업에 발을 빼거나 등을 돌린 것은 한마디로 ‘사업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리법인인 건설회사가 ‘돈이 되는데’ 왜 시공을 맡지 않겠습니까?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는 분석에 따른 판단 때문입니다. 고현항 재개발사업에서 발을 빼거나 등을 돌린 4개사는 한국의 간판 건설사들입니다.

건설회사의 시공능력은 그동안 1군업체, 2군업체 등으로 평가했지만 수년 전부터는 1등급에서 7등급으로 구분해 대한건설협회가 고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1등급은 5천억 원 이상의 공사시공 능력이 있다고 평가된 53개 회사입니다.
순위를 보면 포스코건설 3위, 대우건설 5위, GS건설 6위, 삼성중공업건설 32위입니다. 고현항사업 시행 주관사인 부강종건은 3등급(공사비 5백억 원 이상 1천억 원 미만 시공능력 인정)이며 시공능력 평가액은 943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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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이 어떤 규모이고 어떤 기대효과가 있으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며 이해시켜야 합니다.
선거때 사이비 정치인들이 엉터리(?) 여론조사 내용을 선거민들에게 귀찮게 전화질을 해대는 그런 열정으로 알려야 합니다.

내용 있는 공청회나 깊이 있는 토론회를 열고, 드러난 장·단점을 광고 전문회사에 맡겨 한 달 이상 시민들에게 알린 뒤, 여론조사 전문회사에 의뢰해 거제시민들의 찬반을 폭넓게 조사한 결과를 고현항 재개발사업에 반영하는 게 순리입니다. 물론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총 사업비의 천분의 일(0.1%)인 7억 원 쯤 들여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은 전혀 그릇된 쓰임새가 아닙니다.

S형은 일전 거제시가 시민들의 공공(公共)자산인 친수(親水)공간과 쾌적한 생활조건인 조망권(眺望權)을 없애는 고현항 매립사업의 시행사 설립에 자본금의 10%(20억원)를 투자하면서까지, 참여한 명분이 궁금하다고 하셨지요. 알아보니 그 명분은 고현항 항만기능의 노후화로 인해 항만 이용 수요가 바뀌었다며, 바다를 메워 시민이 찾기 쉬운 공원, 녹지, 광장 등을 갖춘 신시가지 조성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거제시민 절반 이상이 밀집해 살고 있는 일극(一極) 집중도시, 고현의 도심지 앞바다를 메워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것 보다는, 넓고 푸른 들과 산이 펼쳐진 상동동이나 수양동에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게 거제의 도시 균형발전이 아닌지 시민들의 뜻을 물어야 합니다.
그 보다는 거제면 들판이나 지세포만 배후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게 거제의 백년대계를 위한 도시개발사업이 아닌지 전문가들의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S형!
‘고형항 매립반대 거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9월 중순 창립총회를 연다고 합니다. 배진구 신부(고현성당 주임신부)가 위원장을 맡은 반대 대책위는 이미 수천명의 시민들 지지 서명을 받았다며, 연내 2만 명 목표로 서명을 받아 다양한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거제시 관변단체 관계자들 위주의 찬성파와 시민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한 고현항 매립 반대 세력 사이의 반목과 갈등의 심화는, 거제시로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거제시가 시민의 세금 20억 원을 투자해 고현항 매립사업에 참여한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입니다.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등 거제시의 선임직 공직자들도 개개인이 고현항 매립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밝히고 떳떳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선거구민들 눈치나 살피며, 권력과 실리(實利)의 사이를 두리번거리는 ‘비겁한 방관자’라는 비난은 사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믿는 환자는 고칠 길이 없다.” 스위스 철학자 헨리 프레데리크 아미엘(제네바대 교수)이 남긴 경구(警句)입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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