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는 아무래도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장거리 여행이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멀미 때문이다. 심하게 멀미를 하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딱하고, 무슨 병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염려될 때도 있다. 그러나 멀미는 조건에 따라서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폭풍우를 만난 배에서 전원이 배멀미를 하는 경우나, 자신이 운전할 때는 끄떡없는데 남의 차를 타게 되면 멀미를 하는 경우도 있다. 흔들림 자극이 몸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문제도 있고, 그 때의 정신 상태나 체질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 멀미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교통수단의 종류에 따라 멀미의 빈도도 다르다. 승용차 보다는 버스를 탔을 때 멀미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 배를 타고 이동할 일은 적어졌지만, 배의 경우 바다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조건에 따라서 멀미를 많이 일으키게 된다. 지하철은 제일 멀미를 하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나이를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성인이 되면 멀미를 하지 않게 되고, 어린이들이 멀미를 잘한다. 이것은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갓난 아이 때는 누워 있거나 안겨 있는 때가 많고 자기가 평형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평형기관의 발달이 활발하지 않다. 평형기관의 발달이 활발해지는 것은 1~3세쯤이고, 그와 동시에 차멀미도 많아진다. 그러나 멀미는 자극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체질이나 정신적 요소에 의해서도 일어나기 때문에 유아기 이후 초등학생 때쯤에 가장 많아진다.

멀미를 덜하는 자세는 편안하게 눕는 자세이다. 교통편의 진행방향과 몸의 길이가 평행인 것이 좋다. 엎드려 있는 자세는 멀미를 쉽게 유발한다. 좌석의 위치도 문제가 되는데, 상하 동요가 적은 자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의 경우 앞쪽, 배의 경우 뒷쪽이 좋다. 그리고 창 밖 멀리를 바라보는 것이 좋다. 차 안에서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쉽게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또 기름 냄새가 나거나, 차 안에서 여러 가지 냄새가 나면 기분이 나빠지기 마련이므로 창문을 열고 되도록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해야 한다. 물론 번화한 시내에서는 다른 차량의 배기가스가 들어오니 당연히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낫다.

다른 곳으로 신경을 돌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으면 이제 곧 멀미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되도록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강은 위장 기능을 정상화하고 구역감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서, 멀미에 생강차를 응용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멀미약은 효과가 좋으나 작용 특성상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멀미약은 귀 뒤에 붙이는 형태의 약으로, 미치광이풀의 뿌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것이다. 이 약을 붙인 후에 일시적인 환각 증상과 시력장애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어린이용 약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멀미약을 사용했는데도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런 경우 동의보감에 수록된 소반하가복령탕 등의 처방으로 소화기의 ‘담음’을 치료하거나, 오령산이라는 처방을 사용해서 비정상적인 체액을 배출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목 앞쪽에 있는 흉쇄유돌근의 경직을 치료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흉쇄유돌근은 귀 뒤에서 가슴뼈 쪽으로 V자 모양으로 내려오는 근육이다.

이런 여러 가지 대책을 실행했음에도 간혹 멀미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동차라면 내리는 것이 좋다. 발을 땅에 대면 멀미가 가라앉는다. 그러나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뒤로 누워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외에 멀미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쪽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 아이인 경우는 어머니의 역할이 크다. 정신적으로 차분히 안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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