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 덕진휴먼빌 아파트엔 올해로 10년째 관리원을 맡아오고 있는 윤종연(69) 씨가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윤 씨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성실함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대우조선에서 정년퇴임 후 아파트 관리원직을 맡은 윤 씨는 평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관리원이란 직업이 왜 필요한지 생각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파트 잡풀 제거나 청소, 차량 주차관리 등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원 생활도 잠시, 관리원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날 무렵 윤 씨는 관리원직을 떠나 조선소에서 다시 일하게 된다.

정년을 맞은 나이지만 기술 좋고 성실한 윤 씨는 아직 조선소에서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아파트관리실로 돌아왔다. 이번엔 주민들의 간곡한 청에 따른 것이었다.

윤 씨는 매년 ‘올해만 하고 관리원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지만, 입주민과 아이들에게 많은 정이 들어 관리원 일을 쉽게 그만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곡 덕진 휴먼빌을 지나다 보면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거나 장난치는 윤 씨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윤 씨는 “보통 아파트 관리원을 편한 직업이라 생각하는데 관리원 일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아파트 입주민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청결, 주차관리, 경비업무인데 이 업무에 소홀하지 않으려면 어느 직업보다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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